해발고도

바다 표면을 바닥으로 삼아 건물의 층수를 재듯, 지구 표면의 모든 높이를 잴 때 쓰는 공통 기준선이에요.

정의 해발고도는 바닷물의 평균 높이를 0미터 기준점으로 삼아, 그곳에서부터 특정 지점까지 얼마나 높이 솟아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예요. 울퉁불퉁한 지구 표면 어디서나 높이를 공정하게 비교할 수 있도록 만든 세계 공통의 높이 잣대예요.

왜 땅바닥이 아니라 바다를 기준으로 삼을까요?

친구들과 키를 잴 때 누구는 계단 위에 서고 누구는 바닥에 서 있다면 키를 제대로 비교할 수 없어요. 모두가 똑같이 평평한 바닥 위에 나란히 서야 비로소 누구의 키가 더 큰지 정확하게 알 수 있죠.

지형의 높이를 잴 때도 마찬가지예요. 땅은 지역마다 제각각 높낮이가 달라서 그냥 발밑 땅바닥을 기준으로 삼으면 서로 높이를 비교하기가 불가능해요. 예를 들어 고원 지대에 세워진 5층 건물은 해변가에 세워진 10층 건물보다 실제로는 하늘에 훨씬 더 가까이 떠 있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지구 전체를 둘러싼 바다에 주목했어요. 물은 중력에 따라 낮은 곳으로 흐르며 스스로 수평을 맞추기 때문에, 지구상의 바다는 거대한 하나의 공통 바닥 역할을 해줄 수 있어요. 이 바다 표면을 0미터로 약속하면서 비로소 전 세계 모든 산과 도시의 높이를 같은 잣대로 잴 수 있게 되었어요.

해수면을 공통 기준으로 측정한 해발고도 비교 다이어그램 해발 1,000m 해발 1,000m 해변의 높은 산 고원 위의 낮은 언덕 고원 지대 (800m) 해수면 (기준 0m)

출렁이는 파도 속에서 0미터를 찾는 법

그런데 바닷물은 가만히 멈춰 있지 않아요. 바람이 불면 파도가 치고, 달과 태양의 인력 때문에 하루에도 두 번씩 밀물과 썰물이 드나들며 높이가 수시로 바뀌죠.

그래서 한순간의 바다 높이를 기준선으로 삼을 수는 없어요. 대신 조위계(바닷물의 높이를 재는 기계)를 설치해 최소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밀물과 썰물의 높낮이를 꼼꼼하게 기록한 뒤, 그 모든 값을 수학적으로 평균 내어 오랜 시간 관측한 평균 해수면을 계산해요.

이렇게 구한 0미터 기준을 매번 바다에 나가서 확인할 수는 없기 때문에, 육지의 단단한 땅 위에 복제해 둔 시설이 바로 수준원점이에요. 우리나라는 인천 앞바다의 평균 바닷물 높이를 기준으로 삼아 인천 인하대학교 교정에 수준원점 표석을 설치해 두고, 전국의 모든 해발고도를 이곳에서부터 재어나가고 있어요.

밀물과 썰물의 평균 해수면(0m) 및 육지 수준원점을 통한 해발고도 측정 원리 만조 (밀물) 평균 해수면 (0m) 간조 (썰물) 수준원점 해발고도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지구는 완벽한 공 모양이 아니에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지구가 완벽한 구형이 아니기 때문에 바다 표면도 아주 매끄러운 공 모양을 이루지는 않아요. 지구 내부의 암석 밀도가 제각각이라 중력이 미세하게 다르고, 자전 원심력까지 더해져 바닷물 표면은 눈에 보이지 않게 울퉁불퉁 굴곡져 있어요.

물리학자들은 이 중력의 균형을 바탕으로 계산한 이상적인 바다 표면을 지오이드(Geoid)라고 불러요. 현대의 정밀한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GPS)이나 지도 제작에서는 이 지오이드 모델을 바탕으로 해발고도를 한층 더 정밀하게 보정해요.

또한 일상에서 말하는 산의 높이와 해발고도를 구별하는 것도 중요해요. 어떤 산의 해발고도가 1,000미터라고 해서 산 밑바닥에서 꼭대기까지 1,000미터를 걸어 올라가야 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이미 해발 800미터 고원에 자리 잡은 산이라면, 실제로 우리가 오르는 산 자체의 높이는 200미터에 불과하거든요.

🤔 흔한 오해

✕ 오해

해발고도는 썰물 때나 밀물 때의 바다 수면을 기준으로 잰다.

✓ 사실

밀물이나 썰물 한순간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바다의 수위 변화를 관측해 수학적으로 계산해 낸 '평균 해수면'을 0미터로 삼아요.

🧺 일상에서 만나요

1 한라산의 해발고도는 1,947미터로, 바다 표면에서부터 정상까지 1,947미터 솟아 있다는 뜻이에요.
2 비행기가 순항 고도 1만 미터로 날고 있다면, 바다 수면을 기준으로 10킬로미터 상공을 날고 있다는 의미예요.
💡 그러니까 한마디로

해발고도는 평균 바다 높이를 0미터 바닥으로 삼아 측정한 지구 표면의 절대적인 높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