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 우성
빨간 물감과 하얀 물감을 섞으면 분홍빛이 나오듯, 두 부모의 특징이 부드럽게 타협하여 나타나는 유전 방식이에요.
정의 불완전 우성은 두 대립유전자 사이에서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완벽하게 누르지 못해, 유전자형이 이형접합일 때 부모의 중간 형태가 겉으로 드러나는 유전 현상이에요. 멘델의 우열의 원리가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 대표적인 예시로 꼽혀요.
빨강과 하양이 만나 분홍이 되는 마법
빨간색 물감과 흰색 물감을 팔레트에서 섞으면 고운 분홍색이 만들어져요. 생물의 유전에서도 물감을 섞은 것처럼 부모의 중간 특징을 물려받는 경우가 있어요.
멘델의 기본 유전 법칙에 따르면 대립유전자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완벽히 덮어버려요. 예를 들어 순종 노란 완두와 초록 완두를 교배하면 자손은 전부 우성인 노란색 완두만 나오죠. 하지만 자연에는 이렇게 흑백이 딱 갈리지 않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대표적인 예가 분꽃이나 금어초의 꽃 색깔이에요. 순종 붉은 꽃과 순종 흰 꽃을 교배하면 놀랍게도 부모 어디에도 없던 분홍색 꽃이 피어나요. 어느 한쪽 유전자가 상대를 완전히 누르지 못하고, 둘의 효과가 함께 드러나면서 중간 형태가 나타난 거예요.
유전자가 물감처럼 녹아버린 걸까요?
분홍색 꽃을 보면 과거의 학자들처럼 '부모의 피나 유전자가 반죽처럼 영원히 섞여버렸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이를 혼합 유전설이라고 불러요. 하지만 유전자는 물감과 달리 결코 녹아서 섞이지 않아요.
이를 증명하는 흥미로운 방법이 있어요. 분홍색 꽃끼리 다시 교배해서 다음 세대 자손을 얻어보는 것이죠. 만약 유전자가 완전히 섞였다면 자손도 모두 분홍 꽃만 나와야 마땅해요.
하지만 실제로는 빨간 꽃 1개, 분홍 꽃 2개, 흰 꽃 1개의 비율로 자손이 태어나요. 사라진 줄 알았던 순수한 빨간색과 흰색이 다음 세대에서 완벽하게 다시 나타난 것이죠. 유전자는 섞여서 사라지는 게 아니라 독립된 알갱이처럼 온전히 보존된다는 멘델의 분리 법칙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어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세포 속 분자 수준에서 들여다보면 불완전 우성의 비밀은 생각보다 단순해요. 꽃의 색소 유전자는 사실 빨간색 색소를 합성하는 '효소 단백질'의 설계도예요.
빨간 유전자를 2개 가진 순종 꽃은 효소를 100% 넉넉하게 만들어 짙은 붉은색을 띠어요. 반면 흰 유전자만 가진 순종 꽃은 색소 합성 효소를 전혀 만들지 못해 하얗게 남죠.
빨간 유전자와 흰 유전자를 1개씩 가진 잡종 꽃은 어떨까요? 정상 설계도가 1개뿐이라 색소 합성 효소를 딱 절반 정도의 양만 생산해요. 빨간 색소가 적게 만들어지다 보니 우리 눈에는 옅은 분홍색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죠. 즉, 유전자 발현량의 차이가 중간 표현형을 만들어내는 셈이에요.
🤔 흔한 오해
불완전 우성에서는 유전자 자체가 서로 섞여 새로운 중간 유전자로 변한다.
유전자 자체는 섞이지 않고 온전히 보존돼요. 분홍 꽃끼리 다시 교배하면 원래의 빨간 유전자와 흰 유전자가 분리되어 다음 세대에 빨간 꽃과 흰 꽃이 다시 나타나요.
🧺 일상에서 만나요
대립유전자 사이의 우열이 불완전하여 중간 형태가 나타나지만, 유전자 자체는 섞이지 않고 보존되는 유전 현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