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 IP와 유동 IP

평생 바뀌지 않는 우리 집 집주소와 들어갈 때마다 새로 받는 목욕탕 사물함 번호표의 차이예요.

정의 인터넷 세상에 연결된 모든 전자기기는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해 고유한 통신 주소인 IP 주소를 가져요. 이때 한 번 정해지면 기기를 껐다 켜도 절대 바뀌지 않는 주소를 '정적 IP'라고 부르고, 인터넷에 접속할 때마다 통신사나 공유기로부터 임시로 빌려 쓰면서 주기적으로 바뀌는 주소를 '유동 IP'라고 불러요.

늘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집주소, 정적 IP

인터넷 쇼핑몰이나 대형 포털 사이트의 서버 컴퓨터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어야 손님들이 헤매지 않고 안전하게 찾아올 수 있어요.

만약 유명한 백화점의 도로명 주소가 매일 아침마다 무작위로 바뀐다면 내비게이션으로 목적지를 찾아가기 정말 힘들 거예요. 컴퓨터 네트워크 세계에서도 완전히 똑같은 원리가 적용돼요. 전 세계 수많은 사용자가 언제 접속하더라도 항상 같은 위치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웹 서버, 이메일 서버, 파일 서버 등은 항상 고정된 정적 IP를 부여받아 운영돼요.

정적 IP는 통신사나 전문 기관에 일정한 비용을 정기적으로 지불하고 나만의 전용 주소로 독점 임대하는 방식이에요. 주소가 늘 일정하게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집 안의 컴퓨터로 원격 데스크톱 접속을 하거나, 사무실의 CCTV 화면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할 때 매번 바뀐 주소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어서 관리가 아주 편리해요.

고정된 정적 IP 서버로 언제나 바로 접속하는 스마트폰 다이어그램 언제나 바로 접속 주소 변경 없음 고정 IP 주소 정적 IP 서버 사용자 기기

들어갈 때마다 새로 받는 번호표, 유동 IP

우리가 집이나 카페, 사무실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 노트북, 스마트 TV는 매 순간 고정된 주소를 유지할 필요가 전혀 없어요.

신발장이 100개 마련된 볼링장을 상상해 보세요. 볼링장 회원 수천 명 모두에게 평생 전용 신발장을 하나씩 배정해 준다면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서 운영이 불가능할 거예요. 하지만 오늘 볼링을 치러 방문한 손님에게만 비어 있는 신발장 열쇠를 잠깐 빌려주고 돌아갈 때 반납받는 방식을 쓰면, 단 100개의 신발장만으로도 하루에 수많은 손님을 거뜬히 맞이할 수 있어요.

유동 IP도 정확히 이와 같은 효율적인 원리로 작동해요. 인터넷 공유기나 통신사는 기기가 인터넷에 새로 연결될 때마다 현재 사용되지 않고 비어 있는 IP 주소를 골라 임시로 대여해 주는 방식을 사용해요. 그리고 기기의 전원을 끄거나 인터넷 접속을 종료하면 빌려주었던 주소를 즉시 회수해서 다른 기기에게 다시 나누어 주죠.

유동 IP 임시 대여 및 반납 순환 흐름도 공유기 (DHCP) IP .0.2 IP .0.3 IP .0.4 IP 주소 자동 재사용 스마트폰 노트북 IP .0.5 대여 ① 임시 IP 대여 IP .0.9 반납 ② 종료 시 IP 반납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왜 굳이 번거롭게 바꿀까요?

유동 IP 방식을 사용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전 세계에서 공용으로 나누어 쓸 수 있는 4바이트 체계의 IPv4 주소 개수가 약 43억 개 정도로 엄격하게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지구상의 모든 스마트폰, 컴퓨터, 사물인터넷 기기에 전부 정적 IP를 고정으로 나눠준다면 순식간에 주소가 고갈되고 말아요.

그래서 평소에는 네트워크에 접속한 기기에게 유동 IP를 자동으로 나눠주고 관리해 주는 통신 규약인 DHCP(동적 호스트 설정 프로토콜)를 필수적으로 사용해 주소 자원을 아껴요. 또한 유동 IP는 주소가 일정 주기마다 새롭게 바뀌기 때문에, 외부 해커가 특정 기기의 IP를 미리 알아내어 장기간 지속적으로 사이버 공격을 시도하기 어렵게 만드는 보안상의 간접적인 보호 효과도 함께 제공해요.

만약 일반 가정집에서 유동 IP를 쓰면서도 개인 블로그나 게임 서버를 열고 싶다면, 주소가 수시로 바뀌더라도 영문 도메인 이름을 실시간으로 자동 갱신해 연결해 주는 DDNS(동적 도메인 네임 서비스) 기술을 활용해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어요.

🤔 흔한 오해

✕ 오해

유동 IP를 쓰면 인터넷 연결 속도가 느리고, 정적 IP를 써야 빨라진다.

✓ 사실

IP 할당 방식은 주소를 고정하느냐 빌려 쓰느냐의 규칙일 뿐이며, 인터넷 회선의 통신 속도나 데이터 전송 대역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요.

✕ 오해

가정집 공유기에 연결된 내 컴퓨터는 매일 같은 주소니까 무조건 정적 IP다.

✓ 사실

공유기 내부 설정에서 수동으로 강제 고정하지 않았다면, 겉보기에 주소가 같아 보여도 공유기가 접속 순서에 따라 임시로 배정한 유동 IP인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 일상에서 만나요

1 네이버나 구글 같은 포털 사이트의 웹 서버는 이용자가 1년 365일 언제든 찾아올 수 있도록 고정된 정적 IP를 써요.
2 집에서 와이파이 공유기를 껐다 켜거나 스마트폰의 비행기 탑승 모드를 켰다 끌 때 새롭게 재할당되는 주소는 유동 IP예요.
💡 그러니까 한마디로

정적 IP는 절대 바뀌지 않는 고정 주소이고, 유동 IP는 한정된 주소 자원을 아끼기 위해 접속할 때마다 임시로 빌려 쓰는 주소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