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지의 비극

모두의 냉장고에 든 간식은 하루 만에 동나지만, 내 방 서랍의 과자는 오래 남아 있는 이유예요.

정의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공용 자원이 있을 때, 사람들이 각자 자기 이익만 생각해서 마구 쓰다가 결국 자원이 바닥나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되는 경제 현상이에요. 주인 없는 목초지에 소를 무제한으로 방목하다가 풀밭이 황무지가 되어버린 역사적 상황에서 이름이 붙었어요.

마을 공동 목초지에서 생긴 일

옛날 어느 평화로운 마을에 주민 누구나 소를 풀어서 풀을 먹일 수 있는 넓은 공동 목초지가 있었어요. 처음에는 소 몇 마리뿐이라 풀이 넉넉하게 자라나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죠.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곧 영리한 계산을 시작했어요. 소를 한 마리 더 데려와 키우면 그 소가 만들어내는 우유와 고기는 온전히 내 소득이 되지만, 그 소가 풀을 뜯어 먹어 목초지가 닳는 손해는 온 마을 사람이 나누어 갖게 되거든요. 결국 개인에게 돌아오는 이득이 자신이 치르는 손해보다 훨씬 크게 느껴진 셈이에요.

너도나도 소를 두 마리, 세 마리로 늘리기 시작했어요. '내가 소를 안 늘려도 남들이 늘릴 텐데 나만 가만히 있으면 손해'라는 생각까지 번져나갔죠. 그 결과 목초지는 새 풀이 자랄 틈도 없이 짓밟혀 풀 한 포기 남지 않는 황무지로 변했고, 결국 마을의 모든 소가 굶어 죽고 말았어요.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이 모여 모두에게 최악의 파멸을 부른 거예요.

공유지의 비극: 개인의 이익 추구와 공동 자원의 고갈 풍요로운 목초지 적정 수준의 방목 개인의 이익 추구 황폐해진 목초지 자원 고갈과 공멸

왜 일상과 현대 사회에서 늘 반복될까요?

공유지의 비극이 일어나는 이유는 자원에 두 가지 독특한 성질이 겹쳐 있기 때문이에요. 바로 남이 쓰는 걸 쉽게 막을 수 없는 '배제 불가능성'과, 내가 쓰면 남이 쓸 수 있는 양이 줄어드는 '경합성'이에요. 경제학에서는 이 두 가지 특징을 가진 자원을 공유 자원이라고 불러요.

드넓은 공해(국제 바다)의 물고기가 대표적인 예예요. 바다 한가운데서 누가 그물을 던지는지 일일이 감시하고 통제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워요. 게다가 내가 물고기를 한 마리 건져 올리면 바닷속 물고기는 그만큼 줄어들죠. 결국 너도나도 거대한 배를 띄워 싹쓸이 조업을 하게 되고, 어족 자원은 급격히 씨가 마르게 돼요.

우리 일상에서도 쉽게 볼 수 있어요. 사무실 탕비실에 놓인 무료 간식이나 복사용지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일, 요금을 내지 않는 무료 도로에 차가 몰려 극심한 정체가 생기는 일, 지구 대기에 온실가스를 마구 뿜어내어 기후 위기가 일어나는 일 모두 주인이 없다는 착각 때문에 일어나는 현대판 비극이에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요?

처음 이 비극을 경고한 생물학자 개릿 하딘은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고 주장했어요. 국가가 법으로 강하게 규제하고 감시하거나, 아니면 목초지를 울타리로 쪼개어 개인들에게 땅 소유권을 넘겨주는 사유화뿐이라는 것이었죠. 내 소유의 땅이 되면 풀밭이 망가지지 않도록 주인 의식을 갖고 관리할 테니까요.

하지만 여성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엘리너 오스트롬 교수는 제3의 길을 증명해 냈어요. 수백 년 동안 스위스의 알프스 목초지나 일본의 마을 숲, 필리핀의 관개 수로를 관찰해 보니, 정부의 개입이나 땅 쪼개기 없이도 주민들이 스스로 공유 자원을 아주 훌륭하게 지켜오고 있었거든요.

오스트롬 교수는 주민들이 직접 모여 만든 명확한 이용 규칙, 서로를 지켜보는 투명한 감시, 그리고 규칙을 어겼을 때 주어지는 단계별 벌칙이 있으면 비극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어요. 무조건 사유화하거나 국가가 나서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라, 공동체의 소통과 신뢰가 공유 자원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열쇠가 될 수 있답니다.

🤔 흔한 오해

✕ 오해

공유지의 비극을 막으려면 반드시 정부가 강제로 통제하거나 전부 사유화해야 한다.

✓ 사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엘리너 오스트롬의 연구에 따르면, 공동체 구성원들이 자체적으로 자율 규칙을 정하고 감시 시스템을 운영해 성공적으로 자원을 보존한 사례가 아주 많아요.

🧺 일상에서 만나요

1 공해상에서 물고기를 무분별하게 남획해 어족 자원이 고갈되는 현상이에요.
2 지구 대기에 온실가스를 마음껏 배출해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는 문제예요.
3 사무실 공용 탕비실의 간식이나 소모품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사라지는 일이에요.
💡 그러니까 한마디로

주인 없는 공유 자원을 개인이 각자의 이익만을 위해 마구 쓰다 결국 모두가 피해를 입는 현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