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섬현상

한여름 뙤약볕 아래 달궈진 프라이팬처럼, 주변 시골보다 도시 중심부가 유독 뜨겁게 달아오르는 현상이에요.

정의 열섬현상(Urban Heat Island)은 건물이 빽빽하고 도로가 깔린 도시 중심부의 기온이 주변 교외 지역보다 뚜렷하게 높아지는 환경 현상이에요. 마치 차가운 바다 한가운데에 뜨거운 섬 하나가 불쑥 솟아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어요.

회색빛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낮 동안 햇볕을 삼켜요

한여름에 모래사장이나 아스팔트 바닥을 맨발로 밟으면 화상을 입을 것처럼 뜨겁죠. 반면에 나무 그늘 아래 풀밭을 밟으면 시원한 기운이 느껴져요. 자연의 흙과 나무는 햇빛을 반사하거나 머금고 있던 수분을 증발시키며 주변 열을 식혀줘요. 이를 식물의 증산작용(식물이 잎을 통해 물을 수증기로 내뿜는 현상)이라고 불러요.

하지만 도시는 흙 대신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가득 차 있어요. 이 인공 물질들은 햇볕을 받으면 열을 아주 빠르게 흡수하고 오래 가둬두는 성질이 있어요. 게다가 비가 내려도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하수구로 곧장 빠져나가 버려요. 증발하며 열을 빼앗아 갈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도시 표면이 펄펄 끓게 돼요.

햇빛을 튕겨내지 못하고 흡수하는 비율이 높은 데다 수분 증발을 통한 냉각 효과까지 사라지니, 도시는 낮 동안 거대한 열 흡수판이 될 수밖에 없어요.

열섬 현상: 자연 녹지와 도심의 열 순환 및 온도 비교 25°C 시원함 증산작용 (열 흡수·냉각) 자연 · 녹지 지역 32°C 고온 지속 열돔 현상 (열기 갇힘) 도심 (인공 콘크리트)

밤이 되어도 식지 않는 인공 열기와 빌딩 숲

시골이나 숲은 해가 지면 낮 동안 데워졌던 열이 하늘로 금방 빠져나가요. 하지만 도시는 밤이 찾아와도 기온이 쉽게 떨어지지 않아요. 그 이유는 우리가 도시에서 끊임없이 뿜어내는 인공 열이 계속해서 공기를 데우기 때문이에요.

자동차 엔진, 수많은 건물의 에어컨 실외기, 공장과 조명에서 엄청난 양의 열기가 쏟아져 나와요. 에어컨은 실내를 시원하게 만드는 대신 그만큼의 뜨거운 열기를 바깥 도로로 밀어내죠. 도시에 사는 사람이 많을수록 바깥으로 버려지는 열의 양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요.

여기에 빽빽하게 들어선 고층 빌딩들도 한몫해요. 좁고 깊은 골목길 구조는 낮에 흡수한 열이 밤하늘로 날아가지 못하게 가두는 협곡 역할을 해요. 또한 바람이 부는 통로를 빌딩이 가로막으면서, 시원한 공기가 들어와 뜨거운 열기를 쓸어내리지 못하고 도시에 갇히게 돼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표면과 대기의 온도는 달라요

열섬현상을 이야기할 때는 '표면 열섬'과 '대기 열섬'을 나누어 생각해야 해요. 표면 열섬은 아스팔트나 건물 벽면 같은 지표면 자체가 달궈지는 현상이고, 대기 열섬은 우리가 숨 쉬는 도시 공기 전체가 뜨거워지는 현상이에요.

낮에는 태양빛을 직접 받는 지표면의 온도가 치솟는 표면 열섬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요. 반면에 공기 온도가 주변보다 유독 높아지는 대기 열섬은 한밤중이나 새벽에 그 차이가 가장 뚜렷해져요. 주변 숲이나 교외는 빠르게 식는데, 도시는 낮에 쌓인 열을 밤새 천천히 방출하기 때문이에요. 이 때문에 도시 거주자들은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를 훨씬 자주 겪게 돼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늘날 도시공학에서는 건물 옥상에 식물을 심는 옥상 녹화나, 바람이 막힘없이 드나들도록 돕는 바람길 설계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어요.

🤔 흔한 오해

✕ 오해

열섬현상은 지구온난화와 똑같은 현상이다.

✓ 사실

지구온난화는 온실가스 때문에 지구 전체의 평균 기온이 오르는 현상이고, 열섬현상은 도시의 인공 구조물과 배출열 때문에 특정 도시 지역만 국소적으로 더워지는 현상이에요. 원인과 공간 범위가 달라요.

🧺 일상에서 만나요

1 여름밤 교외 지역은 시원한 바람이 부는데, 서울 도심에서는 밤새 에어컨을 틀어야 잠들 수 있는 열대야가 이어져요.
2 도로 열기를 식히기 위해 한여름 대낮 도심 도로에 살수차로 물을 뿌려요.
💡 그러니까 한마디로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 인간이 뿜어내는 인공 열 때문에 도시가 주변 자연보다 훨씬 뜨거워지는 현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