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은행이 빌려준 돈을 떼이더라도 예금자들에게 돈을 돌려줄 수 있는 체력이 얼마나 튼튼한지 나타내는 지표예요.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가 정한 국제 기준으로, 각국 감독당국이 이를 받아들여 자국 은행에 적용해요.
왜 은행에도 자기 돈이 필요할까요?
친구들에게 빌린 돈으로 장사를 시작했다고 상상해 보세요. 장사가 잘될 때는 아무 문제 없지만, 물건을 외상으로 가져간 손님이 돈을 떼먹으면 큰일이 나요. 내가 직접 보탠 밑천이 없다면, 나를 믿고 돈을 맡긴 친구들에게 맡긴 돈을 다 돌려주지 못하게 되죠.
은행도 본질적으로 장사와 비슷해요. 은행이 굴리는 돈 대부분은 사실 우리가 맡겨둔 예금이에요. 은행은 이 돈으로 집을 사는 사람이나 기업에 대출을 내주어 이자 수익을 얻어요. 그런데 돈을 빌려간 사람이 파산해서 돈을 갚지 못하면 은행에 큰 구멍이 생겨요.
이때 은행이 휘청거리지 않으려면 남의 돈(예금) 말고 은행 주인(주주)이 직접 댄 몫, 즉 자기자본이 충분히 있어야 해요. 자기자본은 금고에 따로 쌓아 둔 현금이 아니라 은행 재산 중 빚이 아닌 주인 몫이라, 대출 손실이 나면 이 몫부터 줄어들어 예금자의 돈을 지켜줘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위험에 따라 다르게 계산해요
BIS 비율을 구할 때는 단순히 '전체 재산 대비 내 돈'을 따지지 않아요. 은행이 굴리는 돈마다 떼일 위험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에요. 국가가 발행한 국채는 떼일 염려가 거의 없지만, 신생 스타트업에 빌려준 신용대출은 떼일 확률이 훨씬 높죠.
그래서 은행이 가진 자산마다 위험도를 곱해서 계산하는데, 이를 전문용어로 위험가중자산이라고 불러요. 안전한 자산에는 낮은 위험도를, 위험한 대출에는 높은 위험도를 매겨서 합산하는 방식이에요.
결국 BIS 자기자본비율은 '위험을 감안한 자산' 중에서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은행의 자본(자기자본 중심, 일부 후순위채 등 포함)'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해요. 위험한 곳에 무턱대고 돈을 많이 빌려줄수록 분모가 커지기 때문에, 은행은 스스로 자본을 더 채워 넣거나 대출 관리를 엄격하게 해야 비율을 유지할 수 있어요.
8%라는 최소 기준선과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바젤은행감독위원회는 국제적으로 영업하는 은행들이 최소 8% 이상의 BIS 비율을 유지하도록 기준을 정했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이 이를 자국 규제로 받아들였어요. 위험 자산이 100억 원이라면 최소 8억 원 이상의 튼튼한 자기자본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8%는 최소 기준이며, 이에 못 미치면 정도에 따라 감독당국의 경영개선권고→요구→명령 순으로 조치가 강해지고, 심하면 영업정지까지 갈 수 있어요. 요즘은 여기에 완충자본이 더해져 실제로 요구되는 수준은 8%보다 더 높아요.
이 기준은 우리 일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요. 경제가 불안해지면 은행들은 BIS 비율이 떨어질까 봐 대출 문턱을 크게 높여요. 평소보다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위험해 보이는 대출은 만기를 연장해주지 않고 회수하기도 하죠.
따라서 뉴스에서 특정 은행의 BIS 비율이 규제 기준 가까이 떨어지거나 빠르게 하락했다는 소식이 들린다면, 건전성에 주의가 필요하고 대출받기가 더 깐깐해질 수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어요.
흔한 오해
BIS 비율은 은행이 가진 모든 예금 대비 대출 비율을 의미한다.
예금 대비 대출이 아니라, '위험을 고려한 자산(대출 등)' 대비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은행의 자본'의 비율이에요.
일상에서 만나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많은 은행이 무리한 대출로 부실해지자, 전 세계적으로 BIS 비율 규제가 한층 강화되었어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 BIS 비율이 저축은행 기준(당시 1% 미만이면 경영개선명령)에 크게 못 미치는 등 부실이 심한 저축은행들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어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BIS 자기자본비율은 은행이 위기 상황에서도 망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자본 체력'을 나타내는 국제 안전 기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