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생물의 몸이 약 24시간 주기로 오르내리게 하는 몸속 시계의 리듬이에요. 잠들고 깨는 때를 하루 흐름에 맞추고, 체온과 혈압, 호르몬 분비도 시간대마다 달라지게 해요. 바깥 빛이 없어도 스스로 돌지만, 아침 빛으로 날마다 시각을 맞춰요.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번쩍 뜨이는 이유
주말이라 늦잠을 자고 싶은데도 평소 일어나던 시간에 저절로 눈이 떠진 적이 있을 거예요. 우리 뇌 깊숙한 곳에 생체 시계의 본부가 있기 때문이에요. 눈 바로 뒤쪽 뇌 속에 자리 잡은 '시교차상핵'이라는 아주 작은 신경세포 무리가 이 지휘관 역할을 맡고 있어요.
시교차상핵은 눈을 통해 들어오는 빛 신호를 받아 낮과 밤을 구분해요. 아침 햇살이 눈으로 들어오면 시계 바늘을 아침으로 맞추고 온몸의 장기에 깨어날 준비를 하라고 신호를 보내요.
빛은 생체 시계의 오차를 바로잡아 주는 고마운 조율사예요. 매일 아침 들어오는 햇빛 덕분에 우리 몸의 시계는 지구가 한 바퀴 자전하는 24시간 주기에 꼭 맞게 동기화돼요.
호르몬과 체온이 맞추는 24시간의 왈츠
우리 몸은 하루 종일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시간대마다 다른 시간표에 따라 움직여요. 아침 무렵에는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많아지고 혈압도 오르며, 몸이 하루를 시작할 채비를 해요.
반대로 해가 지고 밤이 깊어지면 체온이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해요. 동시에 뇌 속 송과선이라는 기관에서 잠을 부르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늘어나요. 멜라토닌은 몸에 밤이 왔다는 신호를 전하고, 이 무렵 심장 박동도 느려져요.
해외여행을 떠났을 때 겪는 시차 현상도 이 정교한 리듬 때문에 생겨요. 비행기를 타고 밤낮이 바뀐 곳으로 단숨에 날아가도, 몸속 시계는 한동안 떠나온 곳의 시간표대로 호르몬을 내보내요. 그래서 바깥의 낮밤과 몸속 낮밤이 엇갈리는 거예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빛이 없어도 시계는 째깍거려요
흔히 서카디언 리듬을 단순히 빛에 반응하는 수동적인 반사 작용으로 생각하기 쉬워요. 낮에 밝으니까 깨어나고 밤에 어두우니까 졸릴 뿐이라고 여기는 것이죠.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생체 시계는 외부의 빛이나 알람이 완전히 차단된 깜깜한 동굴 속에서도 스스로 작동해요. 개별 세포 속에서 특정 단백질이 만들어졌다가 다시 분해되는 유전자 피드백 회로가 째깍거리는 물리적 태엽 역할을 하기 때문이에요.
흥미롭게도 사람의 몸속 시계가 혼자서 도는 본래 주기는 24시간이 아니라 평균 약 24.2시간, 그러니까 24시간 10분 남짓으로 조금 더 길어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고요. 그래서 아침 빛으로 날마다 시각을 조금씩 당겨 맞추지 않으면 하루의 시작점이 뒤로 밀려나요. 반대로 밤늦게 밝은 빛, 특히 푸른빛을 쬐면 멜라토닌 분비가 늦춰지고 시계가 뒤로 밀릴 수 있어요.
흔한 오해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방에 갇히면 생체 시계는 완전히 멈춘다.
빛이 전혀 없어도 세포 속 시계 유전자들이 약 24시간 주기로 단백질을 만들고 분해하기 때문에 생체 시계는 스스로 계속 돌아가요.
서카디언 리듬은 뇌가 발달한 동물이나 인간에게만 존재한다.
서카디언 리듬은 사람과 동물에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밤낮에 따라 잎을 접었다 펴는 식물, 곰팡이, 남세균 같은 단세포 생물에서도 약 24시간 주기의 리듬이 확인됐어요.
일상에서 만나요
시차가 큰 외국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 한낮에 졸리고 한밤중에 눈이 번쩍 뜨이는 시차 경험
밤늦게 밝은 화면을 오래 보면 멜라토닌 분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연구 — 빛이 시계를 뒤로 미는 기전과 같은 갈래예요.
해가 지면 잎을 오므리고 아침이 오면 잎을 활짝 펴는 식물의 잎 수면 운동
그러니까 한마디로
지구의 24시간 자전에 맞춰 수면, 호르몬, 체온의 하루 흐름을 맞추는 몸속 시계예요. 빛이 없어도 스스로 돌고, 아침 빛으로 날마다 시각을 맞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