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암흑물질은 빛을 내거나 흡수하거나 반사하지 않아 어떤 망원경으로도 직접 볼 수 없지만, 질량을 가지고 있어 중력으로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정체불명의 물질이에요.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별과 행성, 가스 등 모든 일반 물질을 다 합친 것보다 약 5배나 더 많이 우주에 존재해요.
은하가 너무 빨리 돌고 있어요
놀이공원에서 회전목마를 탈 때 너무 빠르게 돌면 밖으로 튕겨 나갈 것 같은 힘을 느껴요. 은하도 마찬가지예요. 수천억 개의 별이 모여 거대한 원반 모양으로 빙글빙글 돌고 있죠.
가운데에 물질이 모여 있으니,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별의 회전 속도는 느려져야 정상이에요. 마치 태양계에서 태양과 멀리 떨어진 행성일수록 천천히 공전하는 것처럼요. 그런데 천문학자들이 실제로 은하 바깥쪽 별들의 속도를 측정해 보니, 속도가 줄지 않고 안쪽 별들과 거의 같은 빠르기로 돌고 있었어요.
이 속도라면 바깥쪽 별들은 은하 밖으로 흩어져 튕겨 나가야 해요. 하지만 은하는 흩어지지 않고 형태를 단단히 유지하고 있어요. 이는 눈에 보이는 별이나 가스 외에, 우리가 보지 못하는 무언가가 거대한 중력으로 별들을 꽉 붙잡고 있다는 뜻이에요.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찾았을까요?
투명한 유리구슬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그 뒤에 글자를 대보면 글자가 찌그러져 보여서 구슬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암흑물질도 똑같은 방법으로 찾아내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질량이 매우 큰 물체는 주변의 시공간을 휘어지게 만들어요. 그래서 그 뒤에서 오는 빛의 경로가 돋보기 렌즈를 통과하듯 꺾이게 되는데, 이를 중력 렌즈 현상이라고 불러요.
우주를 관측하다 보면 은하단의 보이는 별과 가스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뒤쪽 은하의 빛이 활이나 고리 모양으로 크게 휘어지는 현상이 발견돼요. 그 자리에 빛을 내지 않는 거대한 질량 덩어리, 즉 암흑물질이 숨어 있다는 강력한 증거예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암흑물질의 '암흑'은 검은색이라는 뜻이 아니라 '빛을 내지 않아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정체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는 의미도 함께 담겨 있어요. 빛과 어떤 반응도 하지 않기 때문에 검은색이라기보다는 완벽하게 투명하다고 보는 것이 더 알맞아요.
많은 과학자는 암흑물질이 전자기력이나 강력 같은 힘과는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고, 중력 말고는 다른 물질과 아주 약하게만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기본 입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봐요. 후보로는 WIMP, 액시온 등 여러 가설이 연구되고 있고, 정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어요. 다른 물질과 거의 부딪히지 않으니 우리 몸이나 지구를 수없이 통과해도 우리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거라고 봐요.
현재 우주 전체의 구성을 살펴보면, 우리가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는 보통 물질은 고작 5%에 불과해요. 암흑물질이 약 27%를 차지하고, 우주의 팽창을 점점 빠르게 만드는 암흑 에너지가 나머지 약 68%를 차지해요. 우주의 대부분은 아직 우리가 모르는 비밀로 가득 차 있는 셈이에요.
흔한 오해
암흑물질은 빛을 흡수해서 검게 보이는 물질이나 블랙홀이다.
암흑물질은 빛을 흡수하거나 막지 않고 그대로 통과시키는 투명한 물질이에요. 많은 과학자는 암흑물질이 빛과 전자기적으로 상호작용하지 않는 미지의 입자일 것으로 봐요. 아주 작은 원시 블랙홀이 일부를 이룬다는 가설도 연구되고 있지만, 우리가 아는 블랙홀이 그 전부라는 뜻은 아니에요.
일상에서 만나요
은하의 가장자리 별들이 튕겨 나가지 않고 고속으로 안정되게 도는 현상에서 암흑물질의 존재를 알 수 있어요.
거대 은하단 뒤쪽의 빛이 마치 돋보기를 통과한 것처럼 둥글게 휘어져 보이는 중력 렌즈 현상이 대표적인 증거예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암흑물질은 빛과 반응하지 않아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막강한 중력으로 별과 은하를 붙잡아 우주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뼈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