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동기관과 상사기관
겉모습은 달라도 같은 부품으로 조립된 레고 장난감과, 겉모습과 쓰임새는 똑같지만 아예 다른 재료로 만들어진 두 물건의 관계예요.
정의 상동기관은 생김새나 쓰임새는 달라도 먼 조상에게서 물려받아 뼈대와 기본 구조가 같은 기관을 말해요. 반대로 상사기관은 근본적인 조상이나 발생 기원은 완전히 다르지만, 비슷한 환경에 적응하면서 같은 기능을 하도록 닮아간 기관을 뜻해요.
조상은 같지만 쓰임새가 달라진 상동기관
사람의 팔과 고래의 가슴지느러미, 박쥐의 날개, 개의 앞다리를 엑스레이로 찍어보면 깜짝 놀라게 돼요. 물건을 쥐고, 물을 가르고, 하늘을 날고, 땅을 달리는 등 쓰임새는 제각각이지만, 안쪽의 뼈 배열은 놀라울 정도로 같아요. 위팔뼈 하나 아래에 두 개의 뼈가 있고, 그 끝에 손가락뼈 다섯 개가 연결된 기본 뼈대 구조가 일치하거든요.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이 동물들이 모두 하나의 공통 조상 포유류로부터 갈라져 나왔기 때문이에요. 같은 조상의 앞다리 뼈대를 물려받은 뒤, 각자 육지, 바다, 하늘 등 서로 다른 환경에 살면서 가장 쓰기 편한 모양으로 형태를 바꾸어 나간 거예요. 이를 생물학에서는 적응방산 혹은 분기진화라고 불러요.
식물 세계에서도 상동기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뾰족한 선인장의 가시와 덩굴을 감아 올라가는 완두콩의 덩굴손은 겉모습이 완전히 달라 보여요. 하지만 발생 과정을 추적해 보면 둘 다 광합성을 하던 잎이 환경에 맞춰 변형된 구조랍니다.
조상은 달라도 역할이 같아진 상사기관
이번에는 참새의 날개와 잠자리의 날개를 비교해 볼게요. 둘 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데 쓰이므로 겉모습과 역할은 아주 비슷해요.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참새 날개는 뼈와 근육, 깃털로 덮인 앞다리이지만, 잠자리 날개는 뼈가 전혀 없이 단단한 피부 껍질(외골격)이 얇게 늘어난 막이에요.
두 생물은 공통 조상에게서 날개를 물려받은 것이 아니에요. 날개가 없던 서로 다른 조상에서 출발했지만, '공중에 떠서 날아다녀야 한다'는 같은 환경적 과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각자 독립적으로 날개 모양을 완성한 거예요. 이처럼 서로 다른 갈래의 생물이 비슷한 환경에서 닮아가는 과정을 수렴진화라고 불러요.
바다에 사는 어류인 상어와 포유류인 돌고래의 지느러미도 상사기관의 대표적인 예시예요. 상어의 조상과 돌고래의 조상은 완전히 다르지만, 물속에서 저항을 줄이고 빠르게 헤엄치기 위해 우연히 같은 유선형 구조를 갖게 되었어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보는 기준에 따라 달라져요
기관을 관찰할 때는 어떤 층위에서 비교하느냐에 따라 상동기관과 상사기관의 구분이 달라지기도 해요. 대표적인 예가 바로 박쥐의 날개와 새의 날개예요.
두 동물의 날개를 '앞다리 뼈의 배열'이라는 골격 관점에서 보면, 둘 다 먼 옛날 파충류 조상의 앞다리 뼈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골격 구조상으로는 상동기관이에요. 엑스레이로 보면 어깨뼈부터 손가락뼈까지 기본 배치가 같아요.
하지만 '하늘을 날기 위한 날개'라는 기능적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새와 박쥐의 공통 조상은 날개가 없던 육상 척추동물이었고, 비행 능력은 각자 따로 진화시켰거든요. 따라서 비행 기관이라는 관점에서는 상사기관이 돼요. 이처럼 기관을 분류할 때는 겉모습만이 아니라 어디서 유래했는지 발생학적 기원을 함께 살펴봐야 해요.
🤔 흔한 오해
상동기관은 생김새가 닮은 기관이고, 상사기관은 서로 다르게 생긴 기관이다.
한자 이름 때문에 정반대로 오해하기 쉬워요. 상동기관(같을 동)은 겉모습이 달라도 뼈대와 '기원'이 같은 것이고, 상사기관(닮을 사)은 기원은 다르지만 겉모습과 '기능'이 닮은 기관이에요.
🧺 일상에서 만나요
상동기관은 조상이 같아 뼈대가 같은 기관이고, 상사기관은 조상이 다르지만 환경에 적응하며 기능이 닮아진 기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