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선택

체로 모래를 거르면 구멍보다 큰 알갱이만 남듯, 변화하는 환경이라는 체를 통과해 살아남은 생물이 자손을 남기는 과정이에요.

정의 자연선택은 특정 환경에서 살아남고 번식하기에 유리한 특징을 가진 생명체가 다음 세대에 더 많은 자손을 남기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생물 집단 전체의 모습과 특성이 환경에 맞추어 변해가는 생물학적 현상이에요.

기린의 목은 늘어난 게 아니라 살아남은 결과예요

기린이 높은 곳에 달린 나뭇잎을 따 먹으려고 목을 길게 늘이다 보니 지금처럼 목이 길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거예요. 하지만 부모가 열심히 운동해서 만든 근육이 아기에게 저절로 물려내려 가지 않듯이, 살아가는 동안 길어진 목은 유전자로 전달되지 않아요.

아주 먼 옛날에는 목이 짧은 기린부터 중간인 기린, 긴 기린까지 다양한 개체가 함께 살았어요. 그러다 심한 가뭄이 찾아와 키 작은 풀과 나무가 모두 말라 죽었을 때, 우연히 목이 조금 더 길었던 기린들이 높은 나뭇가지를 차지해 굶주림을 이겨낼 수 있었어요.

살아남은 긴 목 기린들은 서로 짝짓기를 통해 새끼를 낳았고, 긴 목을 만드는 유전 정보도 함께 물려주었어요. 이 과정이 수천 세대에 걸쳐 끊임없이 되풀이되면서 목이 짧은 기린은 사라지고, 결국 긴 목을 가진 기린들만 살아남아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에요.

자연선택을 통한 기린의 진화 과정 3단계 다이어그램 1. 다양한 변이 2. 자연선택 3. 집단의 진화 목 길이의 다양성 긴 목 개체만 생존 긴 목 집단 형성

자연선택이 굴러가는 세 가지 조건

자연선택이 실제로 일어나려면 세 가지 톱니바퀴가 딱 맞아떨어져야 해요. 첫 번째는 같은 무리 안에서도 크기나 색깔, 달리기 속도처럼 생김새와 능력이 조금씩 다른 다양성(변이)이 존재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모두가 똑같이 생긴 복제품이라면 험난한 환경이 닥쳤을 때 전부 죽거나 전부 살아남아 선택 자체가 일어날 수 없거든요.

두 번째 조건은 그러한 차이가 유전자를 통해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 유전이에요. 세 번째 조건은 태어난 생명체 모두가 마음껏 먹고 살 수 없을 만큼 먹이와 서식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생존과 번식을 향한 경쟁이에요.

이 세 가지 조건이 갖춰지면 자연이라는 필터가 작동하기 시작해요. 주어진 환경에 조금이라도 유리한 특징을 가진 개체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아 더 많은 자손을 퍼뜨려요. 세월이 흐르면서 그 유리한 특징은 집단 안에서 가장 흔한 모습으로 굳어지게 돼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자연선택은 생명체가 '더 우수하고 완벽한 존재'로 등급을 높여가는 과정이 결코 아니에요. 진화에는 정해진 최종 목적지나 절대적으로 우월한 형태라는 개념이 없어요.

어제의 승자가 주변 환경이 바뀌면 오늘의 패자가 될 수 있어요. 온몸에 두꺼운 털을 두른 매머드는 혹독하게 추운 빙하기에는 생존의 챔피언이었지만, 날씨가 따뜻해지자 두꺼운 털이 체온 조절을 방해해 생존에 불리해졌죠. 결국 자연선택은 힘이 가장 센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지금 주어진 환경에 가장 잘 들어맞는 자가 살아남는 것이에요.

또한 진화는 한 마리의 동물이 살아가는 동안 스스로 몸을 바꾸는 마법 같은 변화가 아니에요. 오랜 세월에 걸쳐 집단 전체의 유전자 구성 비율이 서서히 달라지는 통계적 변화를 뜻해요.

🤔 흔한 오해

✕ 오해

자연선택은 힘센 동물만 살아남는 약육강식이다.

✓ 사실

자연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힘의 세기가 아니라 '환경과의 적합성'과 '자손을 남기는 번식 성공률'이에요. 아무리 힘이 세도 자손을 남기지 못하면 진화로 이어지지 않아요.

🧺 일상에서 만나요

1 공장의 매연으로 나무줄기가 어두워지자, 눈에 잘 띄던 밝은색 나방 대신 어두운색 나방이 번성했던 영국의 후추나방 사례가 있어요.
2 가뭄으로 단단한 씨앗만 남은 갈라파고스 섬에서 부리가 두껍고 단단한 핀치새만 살아남아 자손을 남긴 사례가 있어요.
💡 그러니까 한마디로

환경에 잘 맞는 특징을 가진 개체가 더 많이 살아남아 자손을 남김으로써 생물 집단의 모습이 바뀌는 과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