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

수억 자에 달하는 방대한 요리책을 손으로 베껴 쓰다가 우연히 들어간 글자 하나짜리 오타예요.

정의 생명체의 설계도 역할을 하는 유전 물질인 DNA에 원래와 다른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이에요. 세포가 분열하며 DNA를 복사할 때 사소한 실수가 생기거나, 햇볕의 자외선이나 화학 물질 같은 외부 자극 때문에 유전 정보의 글자가 바뀌면서 나타나요.

방대한 요리책을 베껴 쓰다 생기는 오타

두꺼운 백과사전 수백 권을 손으로 전부 베껴 쓴다고 상상해 보세요. 아무리 꼼꼼한 사람이라도 수백만 자를 쓰다 보면 글자 하나를 빠뜨리거나 엉뚱한 글자를 적는 실수가 생기기 마련이에요. 생명체의 몸속 세포에서도 이와 똑같은 일이 늘 일어나요.

생명체의 몸을 이루는 세포는 자라나고 몸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둘로 나뉘며 자신을 복제해요. 이때 세포 안에 담긴 방대한 유전 정보(DNA)를 글자 하나하나 정확히 복사해야 하죠. 하지만 세포의 정밀한 복사 장치도 완벽하진 않아서, 아주 드물게 염기 서열의 복사 오타를 내고 말아요.

이렇게 생명체의 설계도에 뜻하지 않은 글자 바뀜이 일어나는 현상이 바로 돌연변이예요. 세포 자체의 복사 실수뿐만 아니라 강한 햇볕 속 자외선이나 특정 화학 물질에 노출되어 유전 정보가 손상되면서 생기기도 해요.

DNA 복제 과정에서 일어나는 염기 서열 오타(돌연변이) 다이어그램 정상 유전 정보 A T G C 정상 서열 (A-T-G-C) 세포 복제 돌연변이 발생 A A G C ! 복사 오타 (T → A)

괴물이 아니라 생명 다양성의 씨앗

영화나 만화 속 돌연변이는 흔히 초능력을 얻거나 무시무시한 괴물로 변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곤 해요. 하지만 자연 속 돌연변이는 대부분 겉모습에 커다란 티가 나지 않거나, 단순히 털 색깔이 조금 바뀌는 정도의 사소한 차이예요.

만약 모든 생명체가 부모의 유전 정보를 한 글자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복사하기만 했다면 어땠을까요? 그렇다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태초의 원시 생명체와 완전히 똑같은 모습 그대로였을 거예요. 복사 과정에서 생긴 사소한 오타들이 수억 년 동안 쌓이며 이전에 없던 새로운 특성을 계속해서 만들어냈어요.

어두운 나무 기둥이 많은 숲에서 우연히 짙은 색 날개를 갖게 된 나방은 눈에 잘 띄지 않아 살아남기 쉬워요. 이처럼 돌연변이가 빚어낸 무수한 개성 중에서 주변 환경에 잘 맞는 것이 살아남는 과정이 바로 자연선택이에요. 결국 돌연변이는 지구의 다채로운 생명 세계를 꽃피운 소중한 원동력이에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돌연변이라고 해서 전부 똑같은 방식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에요. 유전 글자 하나만 쏙 바뀌는 작은 변화도 있지만, 설계도의 여러 페이지가 통째로 사라지거나 거꾸로 뒤집혀 붙는 거대한 변화도 있어요.

또한 돌연변이가 생명체의 어느 부위에서 일어났는지에 따라 그 영향도 완전히 달라져요. 잎이나 줄기, 피부 같은 일반 몸세포에 생긴 돌연변이는 그 개체 대에서만 머물고 다음 세대로 이어지지 않아요. 예를 들어 나무의 한쪽 가지 잎에만 우연히 노란 얼룩무늬가 생겨도, 그 나무의 씨앗에서 자란 새싹은 다시 원래 녹색 잎을 띠게 돼요.

반면에 꽃가루나 난세포 같은 생식세포에 일어난 변화만 다음 세대 자손에게 고스란히 물려져요. 후손에게 전해져 종 전체의 특징을 바꾸고 진화의 재료로 쓰이려면, 반드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생식세포의 설계도가 바뀌어야 하는 것이에요.

몸세포 돌연변이와 생식세포 돌연변이의 유전 차이 몸세포 돌연변이 자손에 미전달 생식세포 돌연변이 자손에게 유전

🤔 흔한 오해

✕ 오해

돌연변이는 생물에게 언제나 해롭거나 위험한 이상을 일으킨다.

✓ 사실

대부분의 돌연변이는 생명 활동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중립' 상태예요. 게다가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무기가 되어 진화의 씨앗이 되기도 해요.

🧺 일상에서 만나요

1 어두운 동굴에 사는 물고기가 눈이 퇴화하고 감각 기관이 발달한 것도 돌연변이와 적응의 결과예요.
2 야생 풀이었던 옥수수가 알곡이 떨어지지 않고 빽빽하게 자라도록 바뀐 것도 우연한 돌연변이 덕분이에요.
💡 그러니까 한마디로

돌연변이는 DNA 복사 과정 등에서 생기는 글자 오타이며, 생명체가 다양해지고 진화할 수 있는 바탕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