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
지구 위 400km 하늘에 떠서 시속 2만 8천 킬로미터로 끝없이 떨어지고 있는 축구장 크기의 공중 과학 실험실이에요.
정의 국제우주정거장(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은 인류가 우주 공간에 조립해 올린 역사상 가장 거대한 인공 건축물이자 다국적 과학 연구 기지예요. 지구 상공 약 400킬로미터 궤도를 돌며 여러 나라에서 온 우주비행사들이 교대로 머물고 있어요. 지구에서는 중력 때문에 관찰하기 힘든 신소재 개발, 물리 현상 관측, 생명체의 적응 과정 같은 다양한 기초 과학 실험을 1년 365일 쉬지 않고 수행하는 하늘 위의 종합 실험실이에요.
왜 우주비행사들은 공중에 둥둥 뜰까요?
우주정거장 안에서 비행사들이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보면, 지구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중력이 아예 사라진 곳이라고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우주정거장이 머무는 400킬로미터 상공에는 지구 표면 중력의 약 90퍼센트나 되는 강력한 끌어당김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비행사들은 왜 바닥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붕 떠 있을까요? 그 비밀은 바로 끝없는 자유낙하에 숨어 있어요. 줄이 끊어진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으면 엘리베이터 상자와 사람이 똑같은 속도로 떨어지면서 순간적으로 발바닥이 공중에 뜨는 현상을 경험하게 돼요.
우주정거장도 똑같아요. 우주정거장은 지구를 향해 매 순간 쉬지 않고 떨어지고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수평 속도가 워낙 빨라서 땅에 닿지 않고 지구 둘레를 계속 비껴가며 돌고 있어요. 떨어지는 속도와 지구가 둥글게 휘어지는 모양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영원히 바닥에 닿지 않는 무한 궤도 비행을 유지하는 것이죠.
하루에 해가 16번 뜨고 지는 일상
지구로 떨어져 내리지 않고 궤도를 유지하려면 상상을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속도가 필요해요. 우주정거장은 시속 약 2만 8천 킬로미터(초속 약 7.7킬로미터)로 날아가고 있어요. 이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갈 수 있을 만큼 엄청나게 빠른 속도예요.
이렇게 빠르다 보니 우주정거장은 약 90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씩 돌게 돼요. 그래서 우주정거장에 머무는 비행사들은 하루 24시간 동안 해가 뜨고 지는 일출과 일몰을 무려 16번이나 마주하게 돼요. 45분마다 낮과 밤이 번갈아 찾아오는 셈이에요.
낮과 밤이 너무 자주 바뀌면 생체 리듬이 흐트러질 수 있어요. 그래서 비행사들은 세계 표준 시계인 협정 세계시(UTC)에 맞춰 철저한 시간표대로 생활해요. 잠잘 시간이 되면 창문 덮개를 닫고 실내 조명을 꺼서 지구의 밤 환경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준답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미세중력이 만드는 놀라운 과학
과학자들은 우주정거장의 환경을 완전한 무중력이 아니라 미세중력 상태라고 정확하게 불러요. 우주정거장이 완벽한 진공이 아닌 극미량의 대기와 부딪히며 생기는 마찰이나, 내부 장비가 돌아갈 때 생기는 진동 때문에 극히 작은 힘이 남아 있기 때문이에요.
비록 미세하지만 이 환경은 지상에서는 불가능한 새로운 과학 실험을 가능하게 해줘요. 지구에서는 중력 때문에 무거운 물질이 가라앉고 뜨거운 유체가 위로 올라가는 대류 현상이 생겨요. 반면 우주정거장에서는 중력에 의한 쏠림이 없어서 두 물질이 완벽하게 섞이고 액체가 완전한 공 모양을 이뤄요.
덕분에 지구에서는 만들기 어려운 고품질의 신소재나 결함 없는 고순도 단백질 결정을 합성할 수 있어요. 또한 무중력 환경에서 생체 조직이 어떻게 변화하고 적응하는지 연구하여, 인류가 화성이나 달과 같은 깊은 우주로 나아갈 때 필요한 장기 우주 탐사 기술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어요.
🤔 흔한 오해
우주정거장은 지구 중력이 전혀 닿지 않는 깊은 우주에 떠 있어서 무중력이 된다.
우주정거장 궤도에는 지구 표면 중력의 약 90%가 여전히 작용해요. 중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우주정거장과 사람이 지구를 향해 같은 속도로 끝없이 떨어지는 자유낙하 상태이기 때문에 공중에 뜨는 거예요.
🧺 일상에서 만나요
국제우주정거장은 지구를 향해 초고속으로 떨어지며 궤도를 도는 인류 최대의 다국적 공중 실험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