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지하 깊은 곳에서 암석이 녹아 만들어진 마그마가 지표면으로 분출되기 전에 모여 머무르는 지하 저장 공간이에요. 화산이 언제, 어떤 규모로 폭발할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 화산 활동의 심장부 역할을 해요.
지하에 숨겨진 거대한 압력솥
뚜껑 닫힌 탄산음료 병 안에 가스가 압력을 품고 있듯이, 화산 밑바닥에도 뜨거운 물질이 모이며 힘을 비축하는 공간이 있어요. 바로 지표면 아래 수 킬로미터 깊이에 자리 잡은 마그마방이에요.
지구 깊은 곳의 맨틀이나 지각 하부에서 암석이 녹으면 액체 상태의 마그마가 생겨나요. 마그마는 주변의 단단하고 차가운 암석보다 밀도가 낮고 가벼워서, 물속에 잠긴 공기 방울처럼 지표면을 향해 서서히 위로 떠오르기 시작해요.
하지만 지표면 근처의 단단한 암석층에 가로막히거나 주변 암석과 밀도가 비슷해지면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멈춰 서요. 이렇게 마그마가 지하 암석 틈새에 스며들며 모여 넓은 저장 구역을 이루는 곳이 바로 화산의 거대한 지하 창고랍니다(실제 내부 모습은 아래에서 더 정확히 설명해요).
이 창고는 단순히 가만히 멈춰 있는 공간이 아니에요. 아래쪽 깊은 곳에서 새로운 마그마가 이따금 올라와 채워지면, 마그마방은 부피가 커지고 다시 뜨거워져요. 새 마그마가 들어오지 않는 동안에는 주변 암석에 열을 빼앗겨 천천히 식으며 굳어 가요.
압력이 차오르면 화산이 폭발해요
마그마방으로 새로운 마그마가 계속 밀려 들어오면 방 내부의 압력은 서서히 올라가요. 꽉 찬 풍선에 공기를 쉬지 않고 불어넣으면 겉면이 팽팽해지다가 결국 찢어지는 것과 똑같은 원리예요.
마그마 속에 녹아 있던 가스 성분도 폭발을 앞당기는 핵심 역할을 해요. 마그마가 서서히 식으면서 광물 결정이 먼저 굳어 빠져나가면, 남아 있는 마그마 속에는 수증기나 이산화탄소 같은 화산 가스의 비율이 급격히 높아져요.
이 가스들이 액체 밖으로 빠져나와 거품을 만들며 부피를 키우면 내부 압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요. 결국 마그마방을 둘러싼 주변 암석이 이 엄청난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쩍 갈라지며 지표면으로 향하는 분출 통로가 열리게 돼요.
통로가 열리는 순간 가스와 마그마가 엄청난 속도로 솟구치며 화산 폭발이 일어나요. 탄산음료 뚜껑을 갑자기 열었을 때 거품과 음료가 한꺼번에 뿜어져 나오는 것과 비슷한 원리예요. 다만 마그마의 성질에 따라 폭발하지 않고 용암이 흘러나오기만 하거나, 아예 분출하지 않고 땅속에서 굳기도 해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출렁이는 호수가 아니에요
영화나 만화에서는 마그마방을 붉은 용암이 가득 차 출렁거리는 거대한 지하 동굴이나 호수처럼 그리곤 해요. 하지만 실제 마그마방의 내부는 우리가 상상하는 모습과 꽤 달라요.
마그마방은 주변의 차가운 암석에 열을 계속 빼앗기면서, 그 안에서 광물 결정이 끊임없이 생겨나요. 그래서 액체만 큰 덩어리로 오래 남아 있기는 어려워요. 지진파로 땅속을 들여다본 관측에서도 녹은 부분은 전체의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요.
실제 마그마방은 단단한 암석 결정 틈새에 액체 마그마가 스며들어 있는 상태로 존재해요. 즙을 듬뿍 머금은 스펀지나 얼음 알갱이가 빽빽하게 섞인 슬러시 음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워요. 지질학에서는 이를 '결정 죽(crystal mush)' 상태라고 불러요.
평소 마그마방은 대부분 결정으로 굳어 거의 멈춰 있어요. 그러다 깊은 지하에서 고온의 마그마가 새롭게 올라와 열을 공급할 때 비로소 단단했던 결정 죽이 녹아내려 액체처럼 흐를 수 있게 된답니다.
흔한 오해
마그마방은 지하에 텅 빈 거대한 동굴에 액체 용암만 가득 차 있는 곳이다.
주변 암석으로 열이 빠져나가 결정이 계속 생기기 때문에 액체만 큰 덩어리로 오래 남기 어렵고, 지진파 관측에서도 녹은 부분은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요. 실제로는 암석 결정과 액체 마그마가 뒤섞인 '결정 죽(슬러시)' 형태로 채워져 있어요.
일상에서 만나요
지진파와 지하 전기 전도도 탐사 결과, 백두산 천지 아래 수 킬로미터 깊이에 부분적으로 녹은 마그마가 모인 마그마방이 있을 것으로 추정돼요. 깊이가 다른 여러 저장소가 있다는 연구도 있어요.
대규모 분출로 마그마방에서 많은 마그마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위쪽 지반이 받침을 잃고 무너져 내려 거대한 솥 모양의 움푹 꺼진 지형인 칼데라가 만들어져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마그마방은 녹은 암석과 가스가 모여 압력을 높이다가 화산 분출을 일으키는 지하의 저장 공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