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간헐천

뚜껑을 꽉 닫아둔 압력밥솥이 한계에 달했을 때 수증기를 폭발하듯 밀어 올리는 거대한 천연 분수예요.

  • 약 3분
  • 그림 1장
  • 2026-10-17 검증

정의

지하 깊은 곳에서 마그마의 뜨거운 열기로 달궈진 지하수가 좁은 통로의 엄청난 압력을 견디다가, 충전 시간이 찰 때마다 간헐적으로 지표면 위로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신비로운 온천이에요.

어떻게 거대한 물기둥이 하늘로 솟구칠까요?

가정에서 쓰는 압력밥솥의 뚜껑을 꽉 닫아두면 물이 100도가 넘어도 끓지 않고 높은 온도를 유지해요. 간헐천의 땅속 배관도 이 압력밥솥과 똑같은 원리로 작동해요.

땅속 깊은 곳으로 내려갈수록 위에 쌓인 물의 무게 때문에 수압이 엄청나게 높아져요. 강한 압력에 눌린 지하수는 100도가 훌쩍 넘어도 끓지 못하고 열을 계속 축적하는데, 이를 물이 과열된 상태라고 불러요.

열기가 한계에 도달해 가장 깊은 곳에서 거대한 수증기 방울이 좁은 통로를 밀고 올라오면 상황이 순식간에 바뀌어요. 위쪽의 물이 조금만 밖으로 밀려 나가도 아래쪽을 누르던 수압이 한순간에 뚝 떨어지거든요. 뚜껑이 열린 탄산음료처럼, 압력이 풀린 지하수 전체가 폭발적으로 기화하며 거대한 물기둥을 지표면 위로 뿜어내게 돼요.

일반 온천과 무엇이 다를까요?

일반 온천과 간헐천을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는 땅속 통로의 구조에 있어요. 일반 온천은 지하 통로가 넓어서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이 대류 현상으로 자연스럽게 섞이며 지표면으로 잔잔하게 흘러나와요.

반면 간헐천은 물길이 매우 좁고 구불구불해서 위아래 물이 서로 섞이지 못해요. 여기에 주변 암석에 녹아 있던 규소 성분이 통로 벽면에 달라붙어 단단한 방수 코팅막을 만들어줘요. 이 견고한 배관 덕분에 땅속의 엄청난 증기 압력을 터지지 않고 버텨낼 수 있는 거예요.

물기둥이 분출되고 나면 텅 빈 지하 통로로 차가운 지하수가 다시 스며들어 채워져요. 이 물이 다시 마그마의 열을 받아 끓어오를 때까지 충전 시간이 필요하므로, 쉬지 않고 흐르는 대신 간헐적으로 쉬었다가 분출하는 특징을 보여요. 다만 올드 페이스풀처럼 간격이 비교적 일정한 곳은 오히려 드물고, 대부분의 간헐천은 분출 간격이 들쭉날쭉해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우주로 뿜어지는 얼음 간헐천

지구에서 간헐천이 만들어지려면 풍부한 지하수와 마그마라는 강력한 열원, 그리고 높은 압력을 견디는 좁은 암석 배관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완벽히 맞아떨어져야 해요. 이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전 세계 화산 지대 중에서도 몇몇 특별한 지역에서만 볼 수 있어요.

놀랍게도 간헐천은 지구에만 존재하는 현상이 아니에요. 태양계 외곽의 차가운 얼음 위성인 토성의 엔셀라두스에서는 얼음 간헐천(얼음 화산)이 힘차게 뿜어져 나와요. 탐사선 카시니가 그 분출 기둥을 직접 통과해 성분까지 재어 본 확실한 사실이에요. 목성의 유로파에서도 비슷한 분출이 있다는 관측 정황이 보고되었지만, 이쪽은 아직 확인 중이랍니다.

이 얼음 위성들에서는 마그마 대신 행성이 잡아당기는 중력의 힘(조석 마찰열)이 지하의 거대한 바다를 데워요. 얼음 껍질의 균열을 뚫고 우주 공간으로 수증기와 얼음 알갱이를 쏘아 올리는데, 이 얼음 알갱이 속에서 소금과 유기물이 검출되었어요.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외계 바다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인지 중요한 단서를 찾고 있어요.

흔한 오해

오해

간헐천은 화산 폭발처럼 마그마 자체가 지표면으로 뿜어져 나오는 현상이다.

사실

뿜어져 나오는 물질은 마그마가 아니라 마그마의 열기로 뜨겁게 달궈진 지하수와 수증기예요.

일상에서 만나요

  1.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은 약 90분마다 수십 미터 높이로 물을 뿜어내는 대표적인 간헐천이에요.

  2. 아이슬란드의 '게이시르(Geysir)'는 전 세계 모든 간헐천을 뜻하는 영어 단어 'Geyser'의 어원이 된 곳이에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마그마 열기로 좁은 지하 통로에서 과열된 물이 수압 변화로 인해 간헐적으로 솟구치는 자연 분수예요.

제작 2024-11-10 갱신 2026-10-17 검증 2026-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