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테크

공개키 암호화

누구나 채울 수 있는 자물쇠를 나눠 주고, 여는 열쇠는 나만 갖는 방식이에요.

  • 약 3분
  • 그림 1장
  • 2026-10-13 검증

정의

잠그는 열쇠와 여는 열쇠를 서로 다르게 만들어 쓰는 암호 방식이에요. 잠그는 쪽은 누구에게나 공개하고, 여는 쪽은 주인만 간직해요. 덕분에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상대와도 비밀 열쇠를 미리 나누지 않고 안전하게 대화할 수 있어요.

쪽지를 잠글 열쇠는 어떻게 건네죠?

친구에게 아무도 못 보게 쪽지를 전하고 싶다고 해 볼게요. 상자에 쪽지를 넣고 자물쇠를 채워서 건네면 되겠죠. 문제는 친구도 그 상자를 열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그러려면 열쇠를 미리 친구에게 줘야 해요. 그런데 열쇠를 건네는 길목이 안전하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요? 누군가 중간에서 열쇠를 베껴 두면 그 뒤의 쪽지는 전부 읽히게 돼요.

주고받을 사람이 늘면 더 골치 아파요. 반 친구 스무 명과 각각 비밀 쪽지를 나누려면 서로 다른 열쇠를 스무 개나 만들어 관리해야 하거든요. 열쇠를 나눠 주는 일 자체가 가장 약한 고리가 되는 거예요.

인터넷도 사정이 같아요. 처음 접속한 쇼핑몰과는 미리 만나 열쇠를 주고받은 적이 없으니까요. 이 곤란함을 풀어낸 것이 잠그는 열쇠와 여는 열쇠를 갈라놓는 생각이에요.

열린 자물쇠를 뿌려 두면 돼요

이번에는 자물쇠와 열쇠를 짝으로 만들되, 자물쇠만 잔뜩 복사해서 나눠 준다고 생각해 볼게요. 이 자물쇠는 누구나 가져다 채울 수 있어요. 대신 채워진 자물쇠를 여는 열쇠는 내 주머니에만 있어요.

나에게 비밀 쪽지를 보내고 싶은 사람은 내가 뿌려 둔 자물쇠로 상자를 잠가서 보내면 돼요. 도중에 누가 상자를 가로채도 열지 못해요. 심지어 자물쇠를 채운 본인조차 다시 열 수 없어요.

여기서 널리 뿌리는 자물쇠를 공개키라고 불러요. 주인만 간직하는 열쇠는 개인키라고 하고요. 둘은 짝으로 태어나지만 자물쇠를 들여다봐서는 현실적인 시간 안에 열쇠를 알아낼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어요.

그래서 자물쇠는 누구에게 보내도 괜찮아요. 웹사이트도 접속한 사람에게 자기 자물쇠를 먼저 건네요. 다만 중간에서 누가 자기 자물쇠로 바꿔치기할 수도 있어서, 그 자물쇠가 진짜인지 확인하는 장치가 따로 필요해요. 미리 만나서 열쇠를 나눠 둘 필요가 사라진 거예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짝이 되는 두 열쇠로 다른 일도 할 수 있어요. 내 열쇠(개인키)로는 나만 찍을 수 있는 도장을 쪽지에 찍을 수 있어요. 내 자물쇠(공개키)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그 도장이 진짜 내 것인지 확인할 수 있고요. 쪽지 내용은 숨겨지지 않지만 다른 쓸모가 생겨요.

도장이 맞다는 것은 내 열쇠로 찍었고 그 뒤로 내용도 바뀌지 않았다는 뜻이니까요. 이렇게 보낸 사람이 본인임을 확인해 주는 장치를 전자서명이라고 불러요. 개인키가 나만의 도장이 되는 셈이에요.

다만 이 방식은 느린 편이에요. 큰 파일을 통째로 이 자물쇠에 넣으면 시간이 오래 걸려요. 그래서 요즘 인터넷에서는 처음 인사할 때 자물쇠로 상대가 진짜인지 확인한 다음, 양쪽이 값을 주고받아 같은 짧은 비밀 열쇠를 각자 계산해 내요. 이후 대화는 그 열쇠 하나로 빠르게 주고받고요.

그러니 오늘 쇼핑몰에서 결제할 때도 이 두 가지가 함께 돌아가고 있어요. 브라우저는 믿을 만한 인증기관이 그 가게의 자물쇠에 찍어 준 도장(인증서)으로 자물쇠가 바꿔치기되지 않았는지 먼저 확인하고, 그다음 마련한 비밀 열쇠로 나머지 대화를 잠가요. 자물쇠로 잠가서 보내는 방식은 공개키를 쓰는 대표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예요.

흔한 오해

오해

공개키를 남에게 알려 주면 암호가 뚫린다.

사실

공개키는 잠그는 자물쇠라서 널리 알려도 괜찮아요. 자물쇠를 뜯어봐도 지금의 컴퓨터로는 현실적인 시간 안에 여는 열쇠를 계산해 낼 수 없도록 설계돼 있어요.

오해

공개키로 잠근 상자는 같은 공개키로 다시 열 수 있다.

사실

잠근 사람도 자기 손으로는 열지 못해요. 짝이 되는 개인키를 가진 주인만 열 수 있어요.

일상에서 만나요

  1. 주소창에 자물쇠 표시가 뜨는 사이트에 접속하면, 브라우저가 그 사이트의 공개키와 인증서로 진짜 그 사이트가 맞는지 확인해요.

  2. 메신저의 비밀 대화에서 상대와 나만 아는 비밀 열쇠를 정할 때도 이 방식을 써요. 실제 대화 내용은 그 열쇠로 잠가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잠그는 열쇠는 누구에게나 나눠 주고 여는 열쇠는 혼자 간직해서, 미리 만나지 않아도 안전하게 비밀을 주고받는 방식이에요.

제작 2025-12-22 갱신 2026-10-13 검증 2026-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