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

매년 한 달 동안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몸과 마음의 찌꺼기를 비워내는 정기 점검 시간이에요.

정의 매일 쉼 없이 돌아가는 기계를 잠시 멈추고 청소하듯, 일 년에 한 번 삶의 속도를 늦추고 몸과 마음을 정돈하는 특별한 달이에요. 이슬람 문화권의 달력에서 아홉 번째 달에 해당하며, 이 기간 동안 전 세계 무슬림(이슬람교 신자)들은 약 한 달에 걸쳐 해가 떠 있는 낮 동안 음식과 물을 멀리하는 단식(음식을 끊음)을 실천해요.

왜 해가 떠 있는 동안 굶을까요?

평소 아무 생각 없이 마시던 시원한 물 한 잔이나 밥 한 끼가 얼마나 고마운지, 굶어보기 전에는 알기 어려워요. 라마단의 첫 번째 목적은 바로 이 배고픔을 통해 일상의 고마움을 깨닫고, 굶주림에 시달리는 가난한 이웃의 처지를 온몸으로 깊이 공감하는 데 있어요.

단식 시간 동안에는 음식뿐만 아니라 물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아요. 하지만 단순히 배를 곯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에요. 남을 헐뜯거나 거짓말을 하지 않고, 화를 내거나 다투는 나쁜 마음가짐도 철저하게 멀리해요. 나쁜 말과 행동까지 모두 굶는 셈이에요.

하루 종일 본능적인 욕망을 참아내면서 내면의 인내심을 기르고 마음을 맑게 씻어내요. 이렇게 절약한 음식과 돈은 도움이 필요한 주변 이웃에게 기부금으로 전해져요. 나를 낮추고 남을 배려하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정화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죠.

라마단의 낮과 밤: 절제와 나눔의 대비 낮 : 단식과 성찰 절제와 마음의 정화 밤 : 이프타르와 나눔 이웃과 나눔과 감사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한 달 내내 아무것도 먹지 않고 24시간을 버티는 것은 아니에요. 해가 뜨기 직전 새벽에 '수호르'라는 든든한 아침 식사를 챙겨 먹고, 해가 완전히 지고 나면 '이프타르'라는 저녁 식사를 가족 및 이웃들과 모여 맛있게 나누어요. 즉, 해가 하늘에 떠 있는 낮 시간 동안만 단식을 지켜요.

또한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억지로 굶는 것을 요구하지 않아요. 몸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 임산부나 젖을 먹이는 어머니, 병을 앓는 환자, 먼 길을 이동 중인 여행자는 단식 의무에서 제외돼요. 이들은 나중에 건강을 되찾았을 때 빠진 날수만큼 따로 지키거나, 어려운 이웃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어요.

라마단의 날짜는 매년 양력 달력 기준으로 약 11일씩 앞당겨져요. 달이 차고 기우는 모양을 기준으로 날짜를 세는 이슬람력(순수 음력)을 따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30여 년에 걸쳐 계절이 순환하며, 어떤 해에는 무더운 한여름에 긴 단식을, 어떤 해에는 해가 짧은 겨울에 단식을 맞이하게 돼요.

인내 끝에 찾아오는 나눔의 축제

약 한 달간의 긴 단식 기간이 무사히 끝나면, '이드 알피트르'라는 거대하고 화려한 명절 축제가 열려요. 우리 문화의 설날이나 추석처럼 온 가족과 친척이 새 옷을 곱게 차려입고 모여 서로에게 축복의 인사를 건네요.

이 축제 날 아침에는 맛있는 음식을 풍성하게 차려 이웃들과 아낌없이 나누어 먹어요.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용돈이나 달콤한 사탕, 선물을 받으며 기쁨을 만끽해요. 오랜 인내를 함께 이겨낸 사람들끼리 서로를 격려하고 축하하는 자리예요.

이처럼 라마단은 단순한 종교적 고행이나 괴로운 벌이 아니에요. 한 달 동안 흩어졌던 가족과 이웃을 한자리에 모으고, 공동체의 따뜻한 유대감을 되살리는 소중한 문화이자 평화의 축제예요.

🤔 흔한 오해

✕ 오해

라마단 기간에는 한 달 내내 밤낮으로 계속 굶어야 한다.

✓ 사실

해가 떠 있는 낮 시간에만 단식해요. 해가 뜨기 전(수호르)과 해가 진 후(이프타르)에는 가족 및 이웃과 모여 자유롭게 식사를 즐겨요.

🧺 일상에서 만나요

1 해가 떠 있는 낮 동안에는 목이 말라도 시원한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인내해요.
2 해가 지면 온 가족이 모여 대추야자와 따뜻한 수프로 이프타르 식사를 시작해요.
3 한 달간의 단식이 무사히 끝나면 친척들이 모여 선물을 나누는 이드 축제를 즐겨요.
💡 그러니까 한마디로

라마단은 낮 동안 단식하며 가난한 이웃을 돌아보고, 인내와 나눔을 통해 공동체의 정을 다지는 특별한 한 달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