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이 식초나 레몬즙처럼 시큼해진다면 어떨까요? 산성비는 발전소·공장 굴뚝이나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온 매연 물질이 공기 중의 수증기와 만나 보통 비보다 산성이 강해진 비예요. 보통 비보다 산도가 훨씬 높아 숲을 말려 죽이고 대리석 조각상을 서서히 녹여요.
왜 비가 식초처럼 시큼해질까요?
석탄을 때는 화력발전소와 공장, 자동차에서 석탄·석유 같은 화석 연료를 태워요. 이때 황산화물(황 성분이 타서 생긴 매연)과 질소산화물(높은 온도에서 공기 속 질소가 산소와 결합해 생긴 기체)이라는 오염 물질이 하늘로 뿜어져 나와요.
이 매연 입자들은 공기 중에 떠돌다 구름 속 수증기와 만나요. 수증기와 결합한 매연은 화학 반응을 일으켜 묽은 황산이나 묽은 질산으로 바뀌어요. 우리가 실험실에서 위험하다고 배우는 그 산성 물질이 구름 속에서 만들어지는 거예요.
이렇게 산성 물질을 듬뿍 머금은 구름에서 내리는 비가 바로 산성비예요. 비뿐만 아니라 눈이나 안개, 이슬의 형태로도 땅에 내려앉아요. 즉, 인간이 내뿜은 매연이 하늘에서 화학 변화를 거쳐 독한 비로 되돌아오는 것이에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사실 아주 깨끗한 공기에서 내리는 자연적인 빗물도 완벽한 중성은 아니에요. 대기 중에 원래 존재하는 이산화탄소가 빗물에 녹아들어가 탄산을 만들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아무런 오염이 없는 깨끗한 비도 약한 산성(pH 약 5.6)을 띠고 있어요.
하지만 과학자들은 pH 5.6보다 더 산성이 강한 비만을 따로 pH 5.6 미만의 산성비라고 불러요. 수소 이온 농도 지수(pH)는 숫자가 1 줄어들 때마다 산성이 10배씩 강해진다는 뜻이에요.
만약 pH 4.6인 비가 내린다면 보통 비보다 산성이 10배 강한 것이고, pH 3.6이라면 100배나 강한 산성비가 돼요. 실제로 극심한 공업 도시 근처에서는 식초나 레몬즙에 버금갈 정도로 강한 비가 관측되기도 해요.
대리석을 녹이고 숲을 메마르게 해요
산성비가 내리면 땅속에 있던 칼슘이나 마그네슘 같은 좋은 영양분이 씻겨 내려가요. 대신 식물 뿌리에 해로운 알루미늄 같은 물질이 녹아 나오면서 나무들이 서서히 말라 죽어요. 호수로 흘러들어가면 물고기의 알이 부화하지 못해 수생 생태계가 파괴돼요.
건물이나 문화재도 큰 피해를 입어요. 대리석이나 석회암에 들어있는 탄산칼슘 성분은 산성 물질과 만나면 녹아내리거든요. 수백 년을 버텨온 유명한 조각상들이 산성비 때문에 얼굴 윤곽을 잃어버리는 현상이 여러 나라에서 일어났어요.
게다가 오염 물질은 바람을 타고 국경을 넘어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가요. 한 나라에서 뿜어낸 매연이 이웃 나라의 숲과 호수를 파괴하기 때문에, 여러 나라가 함께 공장 매연을 거르는 장치를 달며 배출을 줄여 왔어요. 그 결과 유럽과 북미에서는 1980년대보다 산성비가 크게 줄었어요.
흔한 오해
산성비를 맞으면 바로 머리가 빠져 대머리가 된다.
산성비의 산도는 대개 오렌지 주스나 탄산음료보다 약해서, 맞는다고 머리카락이 빠진다는 근거는 없어요. 산성비의 진짜 위험은 숲과 호수, 건축물 같은 생태계와 환경 전체를 서서히 파괴한다는 점이에요.
일상에서 만나요
수백 년 된 유럽의 대리석 조각상과 고대 석조 문화재가 산성비에 녹아 형체가 뭉개졌어요.
북유럽과 북미의 호수들이 산성화되어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죽은 호수가 되었어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매연이 구름 속 수증기와 만나 산성 물질로 변해 내리는 비로, 생태계와 건축물에 큰 피해를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