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민트초코를 좋아하는 사람이 '세상 사람 절반 이상은 당연히 민초를 좋아하겠지'라고 믿는 것처럼, 자신의 생각이나 취향이 실제보다 훨씬 더 널리 퍼져 있다고 착각하는 심리 현상이에요. 남들도 나와 같은 방식으로 느끼고 판단할 것이라고 넘겨짚으며 내 생각을 세상의 '상식'으로 여겨요.
왜 남들도 내 생각과 같다고 여길까요?
점심 메뉴를 고를 때 "오늘 같은 날엔 당연히 뜨끈한 국밥이지!"라며 주변 사람들도 전부 국밥을 원할 거라 넘겨짚은 적이 있나요?
우리는 자신과 비슷한 취향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주로 어울려요. 일상에서 나와 비슷한 반응을 자주 마주치다 보니 내 생각이 세상의 평균 기준인 것처럼 착각하게 돼요.
심리학자 리 로스 교수의 유명한 샌드위치맨 팻말 실험이 이를 잘 보여줘요. 1977년 실험에서 학생들에게 우스꽝스러운 광고 팻말을 메고 다닐 수 있는지 물었을 때, 승낙한 학생은 다른 학생의 약 62%도 승낙할 것이라 짐작했고 거절한 학생은 약 67%가 거절할 것이라 짐작했어요.
두 집단 모두 자신의 선택이 다수의 평범한 선택이라고 굳게 믿었던 거예요. 이처럼 우리는 나와 반대되는 사람들의 생각은 미처 떠올리지 못하고,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내 경험만을 세상 전체의 모습으로 끌어다 쓰는 경향이 있어요.
SNS와 알고리즘이 착각을 키울 수 있어요
스마트폰 화면을 켜면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영상과 뉴스만 쉼 없이 피드에 떠올라요.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댓글과 '좋아요'를 매일 보다 보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온 세상이 다 이렇게 생각하네!"라는 확신이 들기 쉬워요.
이런 맞춤형 알고리즘 환경은 우리가 가진 착각을 더 굳힐 수 있어요.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목소리가 화면에 덜 보이기 때문이에요. 알고리즘이 실제로 생각을 얼마나 좁히는지는 연구마다 결과가 달라 여러 견해가 있지만, 좁은 방에 머물면서 그 방을 세상 전체의 진짜 여론이라고 오해하기 쉬운 것은 분명해요.
이러한 착각은 사람 사이의 대화에서 갈등을 낳는 원인이 돼요. 내 생각이 지극히 상식이라고 믿으면, 나와 다른 의견을 마주하면 '왜 저렇게 비상식적이지?'라며 상대를 쉽게 탓하고 오해하기 때문이에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거짓 합의 효과는 무조건 내가 속한 집단이 다수파라고 우기는 현상이 아니에요. 핵심은 통계적인 실제 비율보다 내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의 비율을 지나치게 높게 짐작하는 심리예요. 설령 내가 소수 의견임을 알고 있더라도, '그래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나와 같을 것'이라며 실제보다 부풀려 생각해요.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이와 대조되는 '다원적 무지'와 구별해야 한다는 사실이에요. 다원적 무지는 속으로는 모두 어색해하면서도 '남들은 다 괜찮나 보다'라며 침묵하는 상태를 말해요. 반면 거짓 합의 효과는 '남들도 나처럼 생각할 것'이라며 자신의 기준을 남에게 덮어씌우는 상태예요.
이 착각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은 아주 단순해요.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라는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 할 때, 내가 아는 세상이 세상의 전부는 아님을 스스로에게 조용히 일깨워 주는 태도가 필요해요.
흔한 오해
거짓 합의 효과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고집스러운 사람에게만 나타난다.
성격과 상관없이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인지 편향이에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가장 먼저 떠올려 세상을 판단하기 때문이에요.
일상에서 만나요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컴백했을 때 온 세상 사람들이 다 그 노래를 듣고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경우예요.
어려운 시험을 치르고 나와서 '모두가 이 문제를 틀렸을 거야'라고 지레짐작하는 순간이에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남들도 나와 같은 생각과 취향을 가졌을 것이라며, 내 의견의 보편성을 실제보다 부풀려 믿는 마음의 착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