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무언가를 놓쳐도 괜찮은 정도를 넘어, 놓쳐서 오히려 홀가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유행이나 모임에서 빠지는 것을 손해로 여기지 않고, 그 시간에 자기가 고른 일을 하며 만족을 느껴요. 사람을 싫어하는 성격이라기보다, 어디에 시간을 쓸지 스스로 정하는 태도에 가까워요.
단톡방 사진이 계속 올라오는 토요일 밤
토요일 밤, 단톡방에 친구들이 다 같이 찍은 사진이 연달아 올라와요. 다들 모여 있는데 나는 집 침대에 누워 있어요. 그 순간 마음이 조금 서늘해지죠.
여기서 길이 두 갈래로 갈려요. 한쪽은 '나만 빠졌네' 하며 조바심이 나요. 다른 한쪽은 '오늘은 내가 안 가기로 한 날이지' 하며 도로 편안해져요.
두 번째 마음이 조모족의 마음이에요. 빠진 자리를 손해로 세지 않고, 그 시간에 무엇을 할지 스스로 골랐다고 느껴요. 같은 사진을 보고도 빠진 게 아니라 고른 것이라고 읽는 셈이에요.
그래서 조모족에게 토요일 밤의 침대는 밀려난 자리가 아니에요. 여러 선택지 가운데 자기 손으로 집어 든 자리예요.
빠지는 쪽이 즐거워질 수 있는 이유
하루에 쓸 수 있는 시간과 기운은 정해져 있어요. 그래서 모임 하나에 나가면 다른 하나는 자연스럽게 못 하게 돼요. 단톡방에 올라오는 자리마다 다 따라가면 정작 나를 위한 시간은 거의 남지 않아요.
반대로 몇 개를 덜어내면 그 자리에 다른 것이 들어와요. 안 나간 토요일 밤에 밀린 잠을 자거나, 좋아하는 만화를 다시 읽거나, 동네를 한 바퀴 걸을 수 있어요. 조모족이 말하는 즐거움은 이렇게 비워서 생긴 시간에서 나와요.
알림을 잠시 꺼 두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달라져요. 남들의 하루를 실시간으로 지켜보지 않으면 견줄 거리 자체가 줄어들거든요.
그러니 조모족은 사람을 멀리하는 무리가 아니에요. 갈 자리와 안 갈 자리를 스스로 나누는 사람들에 가까워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조모족과 자주 나란히 놓이는 말이 포모예요. 포모는 나만 빠질까 봐 마음이 조급해지는 상태예요. 같은 토요일 밤 같은 단톡방을 보면서도, 한쪽은 쫓기고 한쪽은 느긋하다는 점이 달라요.
다만 혼자 보낸 시간이 모두 조모가 되지는 않아요. 갈 곳이 없어 남겨진 저녁과 안 가기로 정한 저녁은 마음의 무게가 달라요. 스스로 골랐다는 감각이 있어야 그 편안함이 따라오거든요. 그래서 같은 침대에 누워 있어도 어떤 밤은 답답하고 어떤 밤은 홀가분해요.
관계를 끊자는 이야기도 아니에요. 모든 자리에 다 가는 대신 갈 자리를 고르면, 그 자리에 마음을 더 쓸 수 있어요. 단톡방을 나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알림을 잠깐 미뤄 두고 내 저녁으로 돌아오는 연습에 가까워요.
흔한 오해
조모족은 사람 만나기를 싫어하는 내성적인 사람들을 뜻한다.
성격이 아니라 태도를 가리키는 말이에요. 사람을 자주 만나는 사람도 어떤 자리에 갈지 스스로 고른다면 조모족의 태도를 가진 것이에요.
조모족이 되려면 모임 초대를 전부 거절해야 한다.
전부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골라내는 것이에요. 갈 자리를 줄인 만큼 남은 자리에 더 마음을 쓰는 쪽에 가까워요.
일상에서 만나요
친구들이 다 보는 화제의 드라마를 굳이 따라 보지 않고, 좋아하는 오래된 만화를 다시 꺼내 읽는 저녁이에요.
연휴에 사람이 몰리는 유명 여행지 대신 집에서 밀린 잠을 자고 동네를 걷기로 정하는 경우예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유행이나 모임에서 빠지는 것을 손해로 세지 않고, 스스로 고른 시간을 편안하게 즐기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