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

너무 뜨거운 여름 열기 앞에 가을의 서늘한 기운마저 납작 엎드리는 세 번의 무더위 고비예요.

정의 삼복은 1년 중 가장 더운 기간인 초복, 중복, 말복을 함께 부르는 말이에요. 양력이나 음력의 특정 날짜가 아니라, 하지와 입추를 기준으로 십간의 '경(庚)' 자가 들어가는 날을 따져 정해요.

너무 더워 가을 기운이 납작 엎드리는 날

숨이 턱 막히는 한여름 낮에 횡단보도를 건너다 보면,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에 저절로 몸이 움츠러들곤 해요. 옛사람들도 1년 중 가장 뜨거운 이 시기를 보내며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삼복에서 '복(伏)' 자는 사람이 개처럼 바닥에 엎드린 모습을 본뜬 글자예요. 계절의 순환으로 보면 가을의 서늘한 금(金) 기운이 고개를 내밀어야 해요. 하지만 여름의 뜨거운 불 기운이 너무 강해서 가을 기운이 감히 일어서지 못하고 납작 엎드린다는 뜻을 담고 있어요.

이 시기에는 더위로 땀을 많이 흘려 몸속의 기운이 밖으로 쉽게 빠져나가요.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삼계탕이나 장어처럼 따뜻한 음식을 먹으며 겉은 뜨겁고 속은 차가워진 몸의 균형을 맞추었어요. 열은 열로 다스린다는 '이열치열'의 지혜가 담긴 여름 풍습이에요.

삼복의 의미: 여름 불 기운에 납작 엎드린 가을 기운 여름의 맹렬한 불(火) 기운 뜨거운 열기 서늘함을 누름 가을의 서늘한 금(金) 기운이 납작 엎드림 (伏)

삼복 날짜는 음력도, 24절기도 아니에요

많은 분이 삼복을 음력 명절이나 24절기 중 하나로 알고 계세요. 하지만 삼복은 정식 절기가 아니라 특별한 날을 따로 셈하는 '잡절(기타 세시 명절)'에 속해요.

삼복을 정할 때는 낮이 가장 긴 날인 '하지'와 가을이 시작되는 '입추'를 나침반으로 써요. 날짜를 셀 때 쓰는 10개의 천간(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중에서, 서늘한 쇠의 성질을 지닌 '경(庚)' 자가 들어가는 날만 쏙쏙 골라내죠.

하지가 지나고 세 번째로 찾아오는 경일을 '초복', 네 번째 경일을 '중복'이라고 불러요. 그리고 입추가 지난 뒤에 처음으로 맞이하는 경일이 바로 '말복'이 돼요. 태양의 주기와 옛 달력 기호를 절묘하게 결합해 날짜를 정한 셈이에요.

하지와 입추를 기준으로 셈하는 삼복(초복·중복·말복) 타임라인 하지 1경 2경 초복 3번째 庚 중복 4번째 庚 입추 말복 첫 庚 하지 기준 계산 입추 기준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복날 사이가 20일로 늘어나는 이유

보통 초복에서 중복까지는 정확히 10일이 걸려요. 10간 체계에서 '경(庚)'이 들어가는 날은 열흘마다 한 번씩 돌아오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중복에서 말복까지도 10일 뒤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20일 뒤가 되는 해가 자주 있어요.

말복은 중복의 다음 경일이 아니라, 반드시 '입추가 지난 뒤의 첫 번째 경일'이어야 한다는 엄격한 규칙이 있어요. 하지로부터 중복을 지나 입추가 오기까지 날짜가 많이 남았다면, 중복과 말복 사이에 경일이 한 번 더 건너뛰는 현상이 생겨요.

이렇게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로 벌어지는 해를 '월복(越伏)'이라고 불러요. 복날의 기간이 길어진 만큼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다는 뜻이기도 해요. 이처럼 삼복은 정해진 날짜가 매년 바뀌는 정교하고 과학적인 셈법의 결과물이에요.

🤔 흔한 오해

✕ 오해

삼복(초복·중복·말복)은 24절기에 포함되는 고유 절기다.

✓ 사실

삼복은 24절기가 아니에요. 24절기인 하지와 입추를 기준으로 10간의 '경일(庚日)'을 계산해 정하는 세시 풍속(잡절)이에요.

🧺 일상에서 만나요

1 초복이나 말복 점심시간에 보양식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삼계탕집 앞에 긴 줄이 늘어서요.
2 달력을 보면 매년 초복과 말복의 양력 날짜가 조금씩 달라져요.
💡 그러니까 한마디로

가을 기운이 엎드릴 만큼 뜨거운 세 날로, 하지와 입추 뒤의 '경일'을 따져 정하는 무더위 극복 풍습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