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파는 값이 그 아래로 내려가면 세워 두는 편이 나아지는 값이에요. 그 자리는 변동비를 만든 개수로 나눈 한 개당 변동비(평균가변비용), 정확히는 그 가장 낮은 값이에요. 파는 값이 그 돈을 넘기는 동안에는 장부에 적자가 찍혀도 돌리는 편이 손해가 덜해요.
불을 꺼 두어도 나가는 돈이 있어요
두부 공장 하나를 떠올려 볼게요. 두부 한 모를 1,200원에 팔아요. 한 모를 더 만들 때만 드는 돈은 콩값과 전기값과 포장값을 합쳐 900원이에요. 이렇게 만든 만큼 늘어나는 돈을 변동비라고 불러요.
그런데 두부를 한 모도 만들지 않는 달에도 나가는 돈이 있어요. 공장 임차료와 빌린 돈의 이자 같은 것들이에요. 이런 돈을 고정비라고 불러요. 솥의 불을 꺼 두어도 이 돈은 달마다 그대로 나가요. 설비가 낡아 가는 값처럼 돈이 실제로 나가지는 않지만 장부에 매달 적히는 몫도 고정비에 들어가요.
한 모를 팔면 900원을 쓰고 300원이 남아요. 이 300원이 고정비를 메우는 몫이에요. 솥을 올리지 않으면 재료값은 들지 않지만 그 몫도 벌지 못해요. 그래서 장부에 적자가 찍히는 달에도 라인은 돌아가요.
두부값이 900원 아래로 내려가면 이야기가 뒤집혀요. 한 모를 만들 때마다 재료값도 못 건지니, 만들수록 손해가 오히려 커지거든요. 이때는 세워 두는 쪽이 손해가 덜해요. 이 갈림목이 조업중단점이에요.
손익분기점과는 다른 자리예요
여기서 손익분기점과 갈라 두어야 해요. 손익분기점은 고정비까지 포함한 총원가를 덮는 자리이고, 조업중단점은 변동비만 덮는 자리예요. 덮어야 할 원가가 다르니, 같은 공장에서도 두 자리는 서로 다른 값에 놓여요.
숫자로 따라가 볼게요. 한 달 고정비가 300만 원이고 한 모에서 300원이 남는다면, 한 달에 만 모를 팔아야 고정비가 다 메워져요. 두부값을 1,200원에 붙들어 두고 수량으로 본 손익분기점이에요. 여기에 못 미치면 장부에는 적자가 찍혀요.
그런데 오천 모밖에 못 판 달을 생각해 볼게요. 한 모에서 남은 300원씩 모으면 150만 원이에요. 솥을 올리지 않았다면 고정비 300만 원을 그대로 떠안았을 텐데, 라인을 돌린 덕분에 손해가 150만 원으로 줄어요. 적자는 적자인데, 더 작은 적자예요.
한 모당 변동비와 한 모당 총원가 사이의 값이 적자인데도 돌리는 편이 나은 구간이에요. 한 모당 총원가는 판매량에 따라 달라져서, 오천 모를 판 달이라면 1,500원이라 900원과 1,500원 사이가 이 구간이에요. 세울지 말지는 수량이 아니라 값이 정해서, 값이 변동비를 넘기면 몇 모를 팔든 세우는 것보다 돌리는 편이 나아요. 적자인지 흑자인지는 몇 모를 파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뉴스에서 '원가 아래인데도 공장이 돈다'고 할 때의 원가는 대개 고정비까지 넣은 총원가를 가리켜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이 셈이 통하는 조건
이 규칙에는 전제가 하나 붙어요. 짧은 동안이라 고정비를 당장 줄일 수 없다는 것이에요. 임차 계약이 끝나고 설비를 정리할 수 있는 긴 시간이 오면, 고정비도 줄일 수 있는 돈이 돼요. 그때는 변동비가 아니라 총원가를 덮는지를 다시 따져요.
잠시 세우는 것과 아예 접는 것도 다른 결정이에요. 조업중단은 잠시 멈추는 쪽이지 설비를 없애는 폐업이 아니에요. 설비를 없애려면 철거와 퇴직에 큰돈이 한꺼번에 들고, 먼저 줄인 회사는 남은 회사에 자리를 내주는 셈이 돼요. 그래서 산업 전체로 보면 줄이는 일이 서로 미뤄져요.
매몰비용과도 헷갈리기 쉬워요. 매몰비용은 이미 써서 되찾을 수 없는 돈이고, 그 돈이 아까워 그른 결정을 이어 가는 것을 매몰비용 오류라고 불러요. 적자 라인을 돌리는 것은 오히려 되찾을 수 없는 고정비를 셈에서 빼고 앞으로 들 돈과 벌 돈만 비교한 결과예요. 겉모습은 비슷해도 매몰비용에 매달리는 것과는 정반대의 사고방식이에요.
설비의 성질도 함께 봐야 해요. 한 번 세우면 다시 켜는 데 큰 값과 긴 시간이 붙는 설비라면 그 값까지 셈에 넣어야 해요. 그런 곳은 값이 변동비 아래로 내려가도 쉽게 세우지 못해요.
흔한 오해
적자가 나면 공장을 세워 두는 것이 언제나 이득이다.
파는 값이 변동비를 넘기는 동안에는 남는 돈이 고정비를 조금이나마 메워 줘요. 그래서 장부에 적자가 찍혀도 세워 두는 것보다 손해가 덜해요.
조업중단점과 손익분기점은 같은 값을 가리키는 다른 이름이다.
손익분기점은 고정비까지 포함한 총원가를 덮는 자리이고, 조업중단점은 변동비만 덮는 자리예요. 두 자리 사이에 적자인데도 돌리는 편이 나은 구간이 있어요.
일상에서 만나요
두부값이 콩값과 전기값 아래로 내려간 달에는 만들수록 손해가 커져서, 그 몇 달 동안 솥에 불을 올리지 않는 일이에요.
스키장이 눈이 없는 계절 동안 리프트를 세워 두는 일이에요. 그 몇 달 동안 받을 수 있는 값이 사람을 쓰고 전기를 쓰는 돈에도 못 미치거든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파는 값이 변동비를 넘기는 동안에는 적자를 보면서도 돌리는 편이 낫고, 그 아래로 내려가야 세우는 편이 나아지는 갈림목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