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급망 실사법

빵집 주인이 빵만 잘 굽는 데서 끝나지 않고, 달걀과 밀가루를 납품하는 농장의 환경과 노동 조건까지 꼼꼼히 확인하도록 하는 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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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1장
  • 2026-10-12 검증

정의

공급망 실사법은 독일의 공급망 실사법(LkSG) 같은 각국 법률과 EU의 공급망 실사 지침(CSDDD)을 함께 부르는 말이에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제품을 만들고 파는 과정에서 협력업체가 인권을 침해하거나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지 조사하고 관리하도록 의무화한 제도예요. 여기서 '실사(Due Diligence)'란 꼼꼼하게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점검한다는 뜻이에요. 기업이 자기 공장만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을 넘어, 위험이 큰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부품과 원재료 공급망까지 살피게 만든 거예요.

왜 남의 공장 일까지 책임져야 할까요?

유명한 빵집이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빵집 주인이 매장을 아무리 깨끗하게 관리해도, 납품받는 달걀 농장에서 일꾼에게 임금을 주지 않거나, 어린이를 일시키거나, 폐수를 하천에 몰래 버린다면 그 빵을 떳떳하게 팔 수 있을까요? 기업의 제품 생산도 똑같아요.

오늘날 스마트폰이나 옷 한 벌은 수십 개 나라의 협력업체를 거쳐 만들어져요. 과거에도 공시 의무나 권고 수준의 규범은 있었지만, 대부분 강제력이 약했어요. 원자재를 캐는 먼 나라 광산에서 어린이가 일하든, 부품 공장에서 폐수를 몰래 버리든 '우리 회사가 직접 한 일이 아니다'라며 책임을 피하기 쉬웠죠.

하지만 이제는 원재료 채굴부터 완제품 조립까지 전 과정을 살필 책임을 원청 기업에 묻기 시작했어요. 소비자와 국제사회가 기업에 더 높은 도덕적 책임을 요구하면서, 원청 기업이 공급망의 위험을 찾아내고 예방·완화할 의무를 지고, 그 의무를 소홀히 하면 제재를 받도록 법으로 정한 거예요.

기업은 무엇을 어떻게 점검해야 할까요?

이 법에 따라 기업은 마치 자동차 안전 점검을 하듯이 위험이 큰 곳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정기적으로 꼼꼼히 살펴봐야 해요. 가장 먼저 들여다보는 것은 사람의 권리, 즉 인권이에요.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정당한 임금을 주는지, 강제로 위험한 노동을 시키지 않는지, 아동 노동을 쓰지 않는지 확인해요.

다음으로는 환경 보호 기준을 잘 지키는지 살펴봐요. 부품을 만들면서 유해 물질을 강에 버리지 않는지, 삼림을 무단으로 파괴하지 않는지 꼼꼼히 따져요. 만약 문제를 발견하면 그냥 거래를 끊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협력업체가 문제를 고치도록 지원하고 개선 계획을 세워야 해요.

이런 실사 과정과 결과는 기록으로 남겨야 해요. 다만 보고·공시 의무의 범위는 제도와 나라에 따라 다르고, 최근에는 완화되는 추세예요. 만약 점검을 게을리하거나 문제를 숨겼다가 적발되면, 기업은 매출액에 따라 정해지는 과징금을 내거나 시정 명령을 받을 수 있고, 나라에 따라 공공조달 참여가 제한되기도 해요. 강제노동으로 만든 제품의 판매를 막는 것은 EU 강제노동 제품 금지 규정처럼 별도의 법이 다루는 제도예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유럽연합(EU)과 독일 등 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 제도는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과제가 되었어요. 독일 LkSG는 2023년부터 시행 중이에요. EU CSDDD는 2024년에 발효됐지만, 2026년 간소화 개정(옴니버스)으로 적용 대상이 아주 큰 기업으로 좁혀졌고 2029년 7월부터 적용될 예정이에요. EU에서 일정 규모 이상 매출을 올리는 한국 기업은 직접 적용 대상이 될 수 있고, 유럽 기업에 납품하는 협력업체는 고객사의 실사 요구를 받게 되기 때문이에요. 배터리는 EU 배터리 규정이라는 별도 법이 공급망 실사를 따로 요구해요.

중소기업은 법의 직접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대기업 고객사의 실사 과정에서 자료 제출이나 계약상 준수 조항, 개선 요구를 받을 수 있어 사실상 영향을 받아요. 자칫 관리에 소홀했다가는 글로벌 대기업과의 납품 계약이 끊어질 수 있는 생존의 문제가 된 것이죠.

이 제도를 두고는 평가가 엇갈려요. 일부에서는 기업 부담을 늘리는 사실상의 비관세 장벽이라고 비판하고, 다른 쪽에서는 인권·환경 보호에 필요한 제도라고 평가해요.

흔한 오해

오해

공급망 실사법은 선진국 대기업만 지키면 되고, 중소기업은 상관없는 법이다.

사실

중소기업은 법의 직접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대기업 고객사가 위험이 큰 곳을 우선 점검하는 과정에서 자료 제출이나 계약상 준수 조항, 개선 요구를 받을 수 있어 사실상 영향을 받아요.

일상에서 만나요

  1. 스마트폰 제조사가 배터리 원료인 코발트를 채굴하는 해외 광산의 아동 노동 여부를 조사하고 개선해요.

  2. 글로벌 의류 브랜드가 해외 하청 봉제 공장의 소방 안전 시설과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공급망 실사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자사와 협력업체 공급망에서 인권 침해와 환경오염 위험을 찾아, 위험이 큰 곳부터 점검하고 예방·개선하도록 의무화한 제도예요.

제작 2025-01-27 갱신 2026-10-12 검증 2026-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