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이중 슬릿 실험은 빛 알갱이(광자)나 전자처럼 아주 작은 대상을 두 개의 좁은 틈(슬릿)으로 쏘아보내는 실험이에요. 전자는 스크린에 한 점씩 찍히지만 많이 모이면 물결(파동)처럼 간섭무늬를 만들고, 어느 틈을 지났는지 알아내면 그 무늬가 사라진다는 놀라운 양자역학의 기본 원리를 보여 줘요.
벽에 난 두 틈으로 공과 물결을 던지면
벽에 세로로 좁은 틈 두 개를 나란히 뚫고 야구공을 던진다고 상상해 보세요. 벽 뒤쪽 스크린에는 당연히 두 줄의 공 자국만 남을 거예요. 공은 단단한 알갱이라서 왼쪽이나 오른쪽 틈 중 한 군데만 지나갈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공 대신 물을 찰랑거리게 흔들어 파동을 보내면 전혀 다른 일이 벌어져요. 두 틈을 통과한 두 갈래 물결이 서로 만나면서, 물결의 높은 곳끼리 만난 곳은 더 높아지고 낮은 곳과 만난 곳은 잔잔해져요. 그 결과 스크린에는 여러 가닥의 밝고 어두운 줄무늬가 나타나요.
이런 줄무늬를 물리에서는 간섭무늬라고 불러요. 파동 두 개가 서로 겹치며 힘을 합치거나 상쇄될 때만 생기는 독특한 무늬예요. 빛을 두 틈에 비췄을 때도 똑같은 줄무늬가 나타나면서,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빛이 당연히 물결 같은 파동이라고 굳게 믿었어요.
알갱이를 하나씩 던져도 무늬가 생겨요
과학자들은 아주 작은 물질 알갱이인 전자를 가지고 실험을 다시 해보았어요. 전자는 쪼갤 수 없는 분명한 물질 알갱이라서, 스크린에 당연히 야구공처럼 두 줄의 자국만 남길 줄 알았죠. 심지어 전자를 한 번에 딱 한 개씩, 아주 긴 시간 간격을 두고 천천히 쏘아보냈어요.
전자가 날아갈 때 서로 부딪힐 다른 전자가 전혀 없으니, 무조건 왼쪽 틈이나 오른쪽 틈 중 하나만 골라서 통과해야 상식에 맞아요. 그런데 놀랍게도 스크린에 하나둘 찍힌 점들이 수천 개 모이자, 물결 파동처럼 여러 줄의 간섭무늬를 스스로 완성했어요.
알갱이 하나가 스스로 두 틈을 동시에 지나서 자기 자신과 만난 것과 같은 결과예요. 어느 틈을 지났는지 모르는 동안 전자는 정해진 한 점의 알갱이가 아니라, 공간 전체로 퍼져나가는 확률의 물결처럼 행동한 거예요. 알갱이 하나하나에도 파동의 성질이 들어 있다는 것을 눈앞에 또렷하게 보여 준 결과였어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쳐다보는 순간 바뀌는 성질
도대체 어떻게 전자 하나가 두 틈을 동시에 지나는지 궁금해진 물리학자들은 두 틈 앞에 미세한 감지기를 둔다고 상상해 보았어요(사고실험). 전자가 왼쪽으로 가는지 오른쪽으로 가는지 똑똑히 지켜보자는 생각이었죠. 이후 광자나 원자 등을 쓴 여러 형태의 실제 실험에서, 정말 상식으로는 믿기 힘든 결과가 확인됐어요.
입자가 어느 틈을 지나는지 경로 정보를 얻는 순간 간섭무늬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두 틈을 각각 따로 지난 알갱이 분포를 단순히 합친 모양만 남았어요. 마치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것처럼 행동을 바꾼 것이죠. 측정을 멈추면 다시 여러 줄의 무늬가 나타났어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미시 세계에서 관측이란 단순히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측정 장치가 입자와 물리적으로 상호작용해 어느 길로 갔는지에 대한 정보를 남기는 과정이에요. 입자를 세게 건드리지 않아도 이 정보가 생기는 것만으로 두 경로의 간섭이 사라져요. 이를 흔히 파동 상태가 '붕괴'한다고 설명하지만, 그 해석은 여러 가지예요.
흔한 오해
사람의 '생각'이나 '마음'이 전자의 행동을 바꾼다.
양자역학에서 관측은 신비한 마음의 힘이 아니에요. 측정 장치가 전자와 물리적으로 상호작용해 어느 길로 갔는지에 대한 정보를 남기는 과정을 뜻해요.
일상에서 만나요
빛을 아주 좁은 두 개의 칼자국 틈에 비추면 뒤쪽 벽에 밝고 어두운 줄무늬가 겹겹이 생겨요.
전자총으로 전자를 하나씩 오랜 시간에 걸쳐 쏘아도 감지판에는 여러 겹의 간섭 줄무늬가 완성돼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미시 세계의 대상은 한 점씩 검출되면서도 모이면 파동처럼 간섭무늬를 만들고, 어느 길로 갔는지 정보가 생기면 그 간섭무늬가 사라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