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빛이 물결 같은 파동의 성질과 알갱이 같은 입자의 성질을 함께 지닌다는 이야기예요. 어떤 실험을 하느냐에 따라 물결처럼 퍼지기도 하고, 하나씩 세어지는 알갱이처럼 굴기도 해요. 둘 중 하나가 진짜이고 나머지가 착각인 것이 아니라, 두 얼굴이 모두 빛의 참모습이에요.
담장에 난 좁은 틈 두 개
운동장 담장에 좁은 틈이 나란히 두 개 뚫려 있다고 생각해 볼게요. 이 담장 앞에서 야구공을 마구 던지면 담장 뒤 벽에는 무엇이 남을까요? 틈을 통과한 공들이 부딪친 자국이 두 덩어리로만 뭉쳐서 생겨요.
이번에는 담장을 물속에 세워 두고 물결을 보내 볼게요. 물결은 좁은 틈을 지나면서 부채꼴로 넓게 퍼져 나가요. 두 틈에서 퍼진 물결이 서로 만나면 마루끼리 겹쳐 크게 출렁이는 곳과 서로 상쇄돼 잔잔해지는 곳이 번갈아 생겨요.
그래서 물결일 때는 자국이 두 덩어리가 아니라 여러 줄로 늘어선 무늬가 돼요. 야구공과 물결은 이렇게 뒷벽에 서로 다른 흔적을 남겨요.
이제 같은 담장에 빛을 비춰 보면 어떻게 될까요? 벽에는 밝고 어두운 줄이 반복되는 무늬가 나타나요. 자국이 두 덩어리가 아니라 줄무늬라는 것은, 빛이 물결처럼 퍼져 겹친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금속판을 때릴 땐 알갱이가 돼요
빛이 물결로 판정 난 것 같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아요. 금속판에 빛을 비추면 판 속에 있던 전자가 튀어나오는 일이 있어요.
빛이 물결이기만 하다면, 어두운 빛이라도 오래 비추면 물결의 힘이 차곡차곡 쌓여 전자가 튀어나와야 해요. 밝기를 키우면 더 세게 튀어나와야 하고요.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어요.
붉은빛은 아무리 밝게, 아무리 오래 비춰도 전자가 나오지 않는 금속이 있어요. 반면 푸른빛은 아주 약하게 비춰도 전자가 곧바로 튀어나와요. 이것은 빛이 물결처럼 고르게 밀려오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크기의 알갱이 하나가 전자 하나를 때리는 모습에 가까워요.
아인슈타인은 이 결과를 빛이 알갱이 다발이라고 보면 풀린다고 설명했어요. 이 알갱이에는 광자라는 이름을 써요. 빛의 색이 붉은가 푸른가는 알갱이 하나가 지닌 힘의 크기를 가리켜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둘 중 하나로 정해지지 않아요
다시 담장 앞으로 돌아와 볼게요. 빛을 아주 약하게 줄여서 알갱이 하나씩만 보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처음에는 뒷벽에 점이 하나씩, 마치 야구공 자국처럼 찍혀요. 그런데 점이 오래 쌓이면 그 점들이 모여 줄무늬를 그려요.
알갱이 하나가 어디에 찍힐지는 미리 알 수 없지만, 어느 자리에 잘 찍히는지는 물결의 겹침이 정해 주는 셈이에요. 그래서 빛은 때에 따라 얼굴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두 성질을 늘 함께 지녀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물결과 야구공은 우리 눈에 익은 사물에서 빌려 온 비유일 뿐이에요. 빛은 둘 중 어느 쪽도 아닌 자기만의 것이고, 우리가 어떤 실험으로 묻느냐에 따라 한 얼굴만 답으로 돌아와요. 이런 성질은 빛만의 것도 아니어서, 전자처럼 작은 알갱이에서도 같은 줄무늬가 나타나요.
흔한 오해
빛은 평소에는 파동이고, 특별한 순간에만 입자로 변한다.
얼굴을 바꿔 가며 변신하는 것이 아니에요. 두 성질을 늘 함께 지니고 있고, 우리가 어떤 실험을 하느냐에 따라 그중 한쪽이 관찰될 뿐이에요.
빛을 밝게 비출수록 알갱이 하나하나의 힘이 세진다.
밝기를 키우면 알갱이의 개수가 늘어나요. 알갱이 하나가 지닌 힘의 크기는 밝기가 아니라 빛의 색이 정해요.
일상에서 만나요
비눗방울 표면에 무지개색 무늬가 어른거리는 것은 빛이 물결처럼 겹쳐서 생기는 모습이에요.
창가에 둔 태양광 계산기가 햇빛만으로 켜지는 것은 빛 알갱이 하나하나가 전자를 밀어내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빛은 물결처럼 퍼져 겹치기도 하고 알갱이처럼 하나씩 때리기도 하는, 두 성질을 함께 지닌 존재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