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겨울철 극지방에서 태양이 하루 종일 지평선 위로 올라오지 않아 온종일 밤이 이어지는 자연 현상이에요. 낮 열두 시가 되어도 해를 볼 수 없고, 위도에 따라 하루에서 며칠, 길게는 약 여섯 달까지 어둠과 은은한 노을빛만 지속돼요.
비스듬히 기울어진 지구가 만든 겨울밤
책상 위에 지구본을 두고 한쪽에서 손전등을 비춰 본 적이 있나요? 지구는 팽이처럼 똑바로 서 있지 않고 약 23.5도 옆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진 채 태양 둘레를 돌고 있어요. 이 기울기 때문에 지구가 태양을 공전(태양 둘레를 도는 일)하는 동안 햇빛을 받는 각도가 계절마다 달라져요.
북반구가 겨울이 되면 북극 쪽은 태양 반대편을 향하는 위치에 놓여요. 손전등 반대쪽으로 기울어져 아무리 돌려도 빛이 닿지 않는 지구본 윗부분처럼 태양빛의 사각지대에 들어가는 셈이에요. 이때는 지구가 하루 한 바퀴 스스로 도는 자전을 해도 북극 주변은 계속 그늘 속에 머물러요.
결과적으로 아침이 와도 태양이 지평선 위로 머리를 내밀지 못해요. 이처럼 하루 24시간 내내 해가 뜨지 않는 상태가 바로 극야예요. 위도가 높을수록, 즉 극점에 가까워질수록 이 그늘의 범위가 넓어져 극야가 이어지는 기간도 며칠에서 최대 여섯 달까지 길어져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24시간 내내 칠흑 같은 암흑일까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극야라고 해서 하루 종일 촛불 하나 없는 캄캄한 밤만 계속되는 것은 아니에요. 완전한 극점(위도 90도)을 제외한 대부분의 북극권 도시에서는 낮 시간 동안 지평선 바로 아래에 태양이 숨어 있어요. 해가 직접 보이지는 않지만 대기 속으로 빛이 은은하게 번져 들어와요.
이를 과학에서는 박명(해가 뜨기 전이나 진 직후에 하늘이 은은하게 밝은 상태)이라고 불러요. 덕분에 극야 기간에도 정오 전후 몇 시간 동안은 온 세상이 파스텔톤으로 물드는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져요. 태양이 숨어 만든 붉은 노을과 짙푸른 하늘이 섞이며 몽환적인 푸른 여명이 도시를 감싸 안아요.
주민들은 이 시간에 전등을 끄고 산책을 즐기거나 푸른빛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기도 해요. 다만 하루 대부분은 실제로 어두운 밤이에요. 극권 가장자리의 도시에서는 정오 무렵 몇 시간 동안 노을 같은 푸른 박명이 찾아오지만, 극점에 가까울수록 이 시간은 짧고 어두워져요.
백야와 짝을 이루는 극지방의 삶
극야는 여름철에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하얀 밤) 현상과 동전의 양면 같은 짝꿍이에요. 여름에는 극지방이 태양 쪽을 향하는 위치에 놓여 하루 종일 해가 떠 있는 백야가 찾아오고, 겨울에는 정반대로 태양 반대쪽을 향하는 위치에 놓여 해가 숨는 극야가 찾아와요. 자전축의 기울기와 방향은 그대로인데, 지구가 공전 궤도의 반대편으로 옮겨 가면서 태양 쪽을 향한 반구가 바뀌는 셈이에요.
극야를 맞이하는 극지방 사람들은 특별한 지혜로 겨울을 보내요. 긴 어둠 속에서 생체 리듬이 흐트러지거나 기분이 가라앉는 사람도 있어서, 밝은 조명을 활용하거나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 D를 음식으로 챙기는 문화가 있어요. 마을 곳곳에 따뜻한 조명을 밝혀 축제 같은 분위기를 만들기도 하죠.
또한 극야는 밤하늘의 보석을 만날 기회가 많은 시간이기도 해요. 어두운 시간이 길어서, 초록빛과 보랏빛으로 춤추는 오로라가 나타나면 관측할 기회가 많아지는 시기예요.
흔한 오해
극야 기간에는 하루 종일 한 치 앞도 안 보일 만큼 칠흑같이 깜깜하다.
극점에 아주 가까운 곳이 아니라면, 낮 동안 지평선 아래에서 번지는 산란광(박명) 덕분에 푸르스름하고 은은한 노을빛이 몇 시간 동안 비쳐요.
일상에서 만나요
노르웨이 트롬쇠 같은 북극권 도시에서는 11월 말부터 1월 중순까지 두 달 가까이 해가 뜨지 않아요.
남극권 안쪽에 있는 연구 기지의 대원들은 6월을 한가운데로 하는 극야를 보내요. 기간은 기지 위도에 따라 몇 주에서 몇 달까지 다르고, 남극점에서는 3월 말부터 9월 말까지 약 6개월 동안 이어져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지구 자전축이 기울어진 채 태양을 돌기 때문에 극지방의 한겨울에 24시간 이상 해가 뜨지 않는 현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