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회사가 줄 퇴직금을 외부 금융회사라는 안전한 금고에 미리 맡겨두고, 직원이 퇴직할 때 연금이나 일시금으로 돌려받도록 만든 노후 보장 제도예요. 직장을 옮기거나 회사가 문을 닫아도 내 퇴직금을 안전하게 지키고 은퇴 후 생활비로 쓸 수 있게 도와줘요.
회사가 망해도 내 퇴직금은 안전해요
옛날에는 회사가 장부에만 퇴직금을 적어두고 돈을 따로 떼어놓지 않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러다 회사가 갑자기 부도를 맞으면 직원들은 수년간 땀 흘려 일한 대가를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빈손으로 떠나야 했죠. 일터가 사라진 것도 서러운데 노후 자금까지 날리는 일이 잦았어요.
퇴직연금은 이런 억울한 비극을 법으로 막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퇴직연금을 도입한 회사는 매년 직원의 몫으로 정해진 돈을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해야 해요. 아직 퇴직금 제도를 그대로 쓰는 회사도 많아서, 모든 회사로 넓히는 의무화가 단계적으로 논의되고 있어요. 덕분에 회사가 재정 위기에 빠지거나 문을 닫더라도 내 소중한 퇴직금은 바깥 금고에서 안전하게 지켜져요.
뿐만 아니라 회사를 그만둘 때 목돈을 한꺼번에 받아 무리한 사업이나 충동적인 소비로 날리지 않도록 장치도 마련했어요. 은퇴 후에 매달 월급처럼 나누어 받는 연금 형태를 기본으로 권장하여 평생의 생활비를 든든하게 지켜줘요.
내가 원한다면 중간에 회사를 옮기더라도 퇴직금을 깰 필요가 없어요. 여러 회사를 거치며 쌓은 돈을 하나의 계좌에 모아 은퇴할 때까지 계속 불려 나갈 수 있는 든든한 연결 다리가 되어줘요.
내가 굴릴까, 회사가 굴려줄까?
퇴직연금에 들어갈 때는 돈을 굴리는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골라야 해요. 바로 회사가 알아서 굴려주는 확정급여형(DB형)과 내가 직접 굴리는 확정기여형(DC형)이에요.
확정급여형(DB)은 퇴직할 때 받을 돈이 퇴직 직전 3개월 평균 급여와 일한 연수로 미리 딱 정해져 있어요. 회사가 적립금을 맡아서 투자하지만 투자 결과가 대박이 나든 손실이 나든 직원이 받는 퇴직금 액수에는 전혀 변함이 없어요. 그래서 임금 상승률이 높은 직장인에게 훨씬 유리해요.
반면 확정기여형(DC)은 회사가 매년 1년 치 퇴직금을 내 통장에 넣어주면 끝나요. 그 뒤에는 근로자가 직접 펀드나 예금 같은 상품을 골라 운용해야 하죠. 투자를 잘해서 수익을 많이 내면 퇴직금이 쑥쑥 불어나지만, 반대로 손실이 생기면 그 손해를 본인이 그대로 떠안아야 해요.
그래서 흔히 임금이 꾸준히 크게 오르고 오래 다닐 경우에는 DB형이, 임금 상승폭이 작고 운용 수익이 임금 상승률을 넘는 경우에는 DC형이 결과적으로 더 많은 퇴직금을 준다고 설명해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내 주머니 IRP와 세금
직장을 옮기거나 은퇴할 때 받는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개인형 퇴직연금(IRP)이라는 전용 통장으로 입금돼요(만 55세 이후 퇴직 등 예외가 있어요). 이 통장은 여러 직장을 옮겨 다니며 받은 퇴직금을 한곳에 모아두는 내 평생의 노후 저금통이에요.
IRP는 회사가 넣어준 퇴직금 외에도 개인이 매년 여윳돈을 스스로 더 넣을 수 있어요. 이때 나라에서 연말정산 때 한도 안에서 세액공제 혜택을 줘요. 그래서 절세와 노후 준비를 함께 노리는 상품으로 자주 소개돼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모아둔 돈을 만 55세 이후에 연금 형태로(해마다 정해진 한도 안에서) 나누어 받을 때 진짜 절세 효과가 나타나요. 한 번에 찾을 때 내야 하는 퇴직소득세를 30% 깎아 주고, 연금을 받은 햇수가 길어지면 감면 폭이 더 커지거든요. 나라에서 목돈으로 펑펑 쓰는 대신 연금으로 나누어 쓰라고 큰 보너스를 주는 셈이에요.
다만 IRP에 넣어서 세금 혜택을 받은 돈은 중도에 해지할 때 혜택받은 세금을 다시 토해내야 하는 불이익이 있어요. 따라서 아주 급한 비상금이 아니라면 은퇴 시점까지 꾸준히 묻어둔다는 마음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요.
흔한 오해
퇴직연금은 무조건 나이가 들어야만 찾을 수 있어서 일시금으로는 못 받는다.
퇴직할 때 원한다면 일시금으로 한 번에 수령할 수도 있어요. 다만 일시금으로 받으면 세금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므로 연금으로 나누어 받는 편이 세금 면에서 훨씬 유리해요.
DB형과 DC형은 회사 마음대로 정하는 것이라 근로자는 선택할 수 없다.
회사의 퇴직연금 규약에 두 제도가 모두 도입되어 있다면 근로자가 본인의 투자 성향이나 임금 상승률 전망에 맞춰 선택할 수 있어요. 다만 DB형에서 DC형으로 옮기기는 쉬워도 그 반대는 대개 어려워요.
일상에서 만나요
임금 상승률이 매년 꾸준히 높은 대기업에 다니는 김 대리는 안정적인 DB형을 선택했어요.
재테크에 관심이 많고 투자에 자신 있는 이 과장은 DC형을 골라 퇴직금을 ETF와 펀드에 분산 투자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퇴직연금은 퇴직금을 금융기관에 안전하게 맡겨 굴리다가, 은퇴 후 월급처럼 나누어 받아 노후를 지키는 제도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