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자음은 목이나 입안에서 공기의 흐름이 방해를 받으며 만들어지는 소리예요. 모음은 목구멍과 입안에서 아무런 장애를 받지 않고 부드럽게 흘러나오는 소리예요. 자음과 모음은 말소리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알갱이예요. 모음은 혼자서도 음절(한 글자 소리)을 이루고, 자음은 모음과 만나야 음절을 이루어요.
호스 끝을 누르면 나는 소리: 자음
정원에 호스로 물을 뿌릴 때 끝부분을 손가락으로 꾹 누르면 물줄기가 거세게 튀며 요란한 소리를 내요. 가만히 두면 조용히 흐르던 물이 손가락이라는 장애물을 만나면서 부딪히고 흩어지기 때문이에요.
자음(닿소리)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이와 똑같아요. 폐에서 밀려 올라오는 숨결이 목구멍, 입천장, 혀, 잇몸, 입술 같은 발음 기관을 통과할 때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통로가 좁아지며 소리가 나요.
예를 들어 'ㅁ'이나 'ㅂ'을 발음할 때는 두 입술을 굳게 닫았다가 떼고, 'ㅅ'을 낼 때는 혀끝을 윗잇몸 가까이 바짝 붙여 좁은 틈으로 바람을 비집고 내보내요. 이처럼 숨길에 훼방꾼을 놓아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소리를 자음이라고 불러요. 자음에는 막았다 터뜨리는 파열음, 좁은 틈으로 내보내는 마찰음, 코로 공기를 내보내는 비음(ㄴ, ㅁ, ㅇ) 등이 있어요.
거침없이 울려 퍼지는 숨결: 모음
신나는 놀이기구를 타거나 산 정상에 올라 환호성을 지를 때 우리는 저절로 "와!"나 "야호!" 하고 시원하게 소리를 질러요. 이때 입을 크게 벌리고 목청껏 시원하게 소리를 내뿜게 되죠.
입안의 움직임을 가만히 느껴보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혀나 입술이 숨결을 억지로 틀어막지 않고, 목청(성대)을 울리며 나온 공기가 입 밖으로 활짝 열린 길을 따라 부드럽게 빠져나가요.
공기가 지나가는 통로를 막지 않은 채 입술 모양을 동그랗게 모으거나 혀의 위치를 위아래로 움직이기만 해도 소리가 바뀌어요. '아', '오', '우'처럼 걸림 없이 울려 퍼지는 소리가 바로 모음(홀소리)이에요. 모음은 장애물에 부딪히지 않아 울림이 맑고 멀리 퍼지기 때문에, 말소리의 중심 뼈대를 단단하게 받쳐주는 역할을 해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어머니와 아들의 하모니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자음과 모음이라는 이름 속에는 두 소리의 독특한 관계가 숨어 있어요. 한자로 자음(子音)은 '아들 소리', 모음(母音)은 '어머니 소리'라는 뜻을 품고 있어요.
어머니 소리인 모음은 홀로 우뚝 서서 소리를 낼 수 있어요. 우리가 '아', '이'처럼 모음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또렷한 말소리를 전할 수 있는 이유예요. 반면에 아들 소리인 자음은 혼자서는 길고 또렷하게 소리를 낼 수 없어서 어머니인 모음의 품에 안겨야만 완전한 글자가 돼요.
예를 들어 'ㄱ' 하나만으로는 숨이 막혀 길게 발음하기 힘들지만(ㅁ, ㅅ처럼 길게 낼 수 있는 자음도 혼자서는 음절이 되지 못해요), 뒤에 'ㅏ'를 더하면 비로소 '가' 하고 힘차게 울려 퍼져요.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은 이 원리를 놀랍도록 체계적으로 담아냈어요. 자음 글자는 혀와 입술 같은 발음 기관의 본뜬 모양으로 디자인하고, 모음 글자는 하늘과 땅과 사람의 조화를 상징하도록 만들어 둘이 만났을 때 완벽한 한 음절을 이루게 했답니다.
흔한 오해
자음 글자 하나만으로도 완전한 발음을 혼자서 길게 이어갈 수 있다.
'ㄱ', 'ㅂ'처럼 막았다 터뜨리는 자음은 홀로 길게 낼 수 없어요. 'ㅁ', 'ㅅ'처럼 이어서 낼 수 있는 자음도 우리말에서는 혼자 음절이 되지 못하고, 또렷한 음절이 되려면 모음과 함께해야 해요.
한글 'ㅇ'은 글자 속 위치와 상관없이 언제나 똑같은 자음 소리를 낸다.
'아이'처럼 첫머리에 오는 'ㅇ'은 소리값이 없는 빈자리 표시용 기호이고, '강'처럼 받침 자리에 들어갈 때만 혀 뒤쪽으로 여린입천장을 막고 코로 소리를 내는 진짜 자음 소리가 나요.
일상에서 만나요
노래방에서 고음을 길게 뽑아낼 때 자음이 아닌 '아~', '이~' 같은 모음을 길게 늘여 불러요.
아기가 옹알이할 때 '아, 우' 같은 모음을 먼저 내고, 자라면서 입술을 부딪쳐 '엄마, 아빠' 같은 자음을 섞어 말해요.
한글 블록 놀이를 할 때 자음 카드(ㄱ, ㄴ, ㄷ)와 모음 카드(ㅏ, ㅓ, ㅗ)를 합쳐서 '가, 너, 도' 글자를 조립해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자음은 공기의 흐름을 막아서 내는 소리이고, 모음은 걸림 없이 터져 나오는 소리이며, 둘이 만나 온전한 말소리를 이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