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율리우스력

조금씩 느려지는 벽시계처럼, 해마다 아주 조금씩 계절에 뒤처지던 달력이에요.

  • 약 3분
  • 그림 2장
  • 2026-10-13 검증

정의

태양이 같은 계절 자리로 돌아오는 시간을 365일 6시간으로 잡은 달력이에요. 남는 6시간을 모아 네 해마다 하루를 더 넣는 윤년 규칙을 두었어요. 그런데 진짜 한 해는 이보다 조금 짧아서, 시간이 갈수록 날짜가 계절보다 뒤처졌어요.

하루에 2분씩 느려지는 교실 시계

교실 뒤에 걸린 벽시계가 하루에 2분씩 느려진다고 생각해 볼게요. 하루 이틀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해요. 그런데 한 달이 지나면 시계는 한 시간이나 뒤처져 있어요.

율리우스력이 바로 이런 시계였어요. 한 해의 길이를 365일 6시간으로 정해 두었거든요. 남는 6시간을 네 해 동안 모으면 꼬박 하루가 되죠. 그래서 네 해마다 2월에 하루를 더 붙였고, 이 해를 윤년이라고 불러요.

문제는 계절이 한 바퀴 돌아오는 진짜 시간이 조금 더 짧다는 점이에요. 실제로는 365일 5시간 49분쯤이에요. 계절이 한 바퀴를 다 돌아도 달력은 아직 한 해를 못 넘긴 셈이라, 달력이 해마다 약 11분씩 계절에 뒤처지는 셈이었어요.

11분은 하루에 2분씩 느려지는 시계보다도 느긋한 오차예요. 한 사람이 평생을 살아도 하루가 채 어긋나지 않을 만큼 작은 크기라, 처음에는 크게 문제 되지 않았어요. 학자들이 어긋남을 뚜렷이 짚어 낸 것은 수백 년이 지난 중세의 일이에요.

11분이 쌓여 열흘이 되기까지

하루에 2분씩 느려지는 시계는 한 달이면 한 시간, 한 해가 지나면 열두 시간을 뒤처져요. 작은 오차라도 멈추지 않고 쌓이면 언젠가는 눈에 보이게 돼요.

달력의 11분도 이 길을 걸었어요. 하루는 1440분이니, 11분이 하루만큼 벌어지려면 130번쯤 되풀이되어야 해요. 백서른 해쯤에 하루씩 날짜가 계절에 뒤처진 거예요.

교회가 춘분을 3월 21일로 정해 두었던 4세기(325년 니케아 공의회 무렵)부터 따지면, 천 년이 넘게 흐르는 동안 차이가 열흘 가까이 벌어졌어요.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봄날이 달력에서는 자꾸 앞당겨졌어요. 계절에 맞춰 잡아 둔 날짜들이 하나씩 어긋나기 시작했죠.

결국 1582년, 새 달력을 먼저 받아들인 지역에서는 느려진 시계를 앞으로 확 돌려 맞추듯, 춘분이 다시 3월 21일 무렵에 오도록 달력에서 열흘을 지웠어요. 10월 4일 다음 날이 곧바로 10월 15일이 됐어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열흘을 지웠다고 해서 이 달력이 엉터리였던 것은 아니에요. 하루에 2분씩 느려지는 시계도 하루만 쓸 거라면 훌륭한 시계예요. 이 달력도 천 년이 넘도록 유럽의 날짜를 큰 무리 없이 이끌었어요.

뒤이어 나온 그레고리력은 이 시계의 태엽을 아주 조금 조인 것에 가까워요. 네 해마다 하루를 넣는 규칙은 그대로 두되, 백 년으로 나누어떨어지는 해는 윤년에서 빼고, 사백 년으로 나누어떨어지면 다시 윤년으로 되돌렸어요. 이 손질만으로 남는 오차가 훨씬 작아졌어요.

지금도 옛 달력의 날짜를 함께 쓰는 곳이 있어요. 두 달력은 며칠씩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같은 사건의 날짜가 자료마다 다르게 적히기도 해요. 그래서 예전 달력을 구력, 지금 달력을 신력이라 갈라 부르기도 해요.

어느 쪽이 옳고 그른 문제는 아니에요. 계절과 날짜를 얼마나 촘촘히 맞추느냐의 차이일 뿐이에요.

흔한 오해

오해

율리우스력에는 윤년이 없어서 날짜가 계절과 어긋났다.

사실

네 해마다 하루를 더 넣는 윤년 규칙이 있었어요. 오히려 그 하루가 실제보다 아주 조금 과했던 것이 어긋남의 원인이에요.

오해

달력에서 열흘을 지운 해에는 사람들이 열흘을 손해 봤다.

사실

날짜의 이름만 건너뛴 것이라 흘러간 시간이 사라진 것은 아니에요. 다만 날짜로 세던 이자나 품삯 같은 셈은 따로 조정해야 했어요.

일상에서 만나요

  1. 영국과 그 식민지가 새 달력으로 바꾸던 해에는 9월 달력에서 열하루가 통째로 사라졌어요.

  2. 일부 교회가 성탄절을 다른 날짜에 지내는 것은 옛 달력의 날짜를 그대로 따르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네 해마다 하루를 더해 한 해를 365일 6시간으로 잡은 달력이라, 해마다 11분씩 계절에 뒤처졌고, 춘분을 다시 3월 21일 무렵으로 맞추려고 결국 열흘을 지워야 했어요.

제작 2024-11-15 갱신 2026-10-13 검증 2026-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