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식물이 뿌리로 빨아들인 물을 잎에 난 작은 구멍으로 내보내는 현상이에요. 물이 수증기가 되어 날아가면 그 빈자리를 채우려고 아래쪽 물이 따라 올라와요. 이 힘 덕분에 키 큰 나무도 펌프 없이 꼭대기까지 물을 보내요.
잎에 난 작은 숨구멍
잎을 크게 확대해 보면 표면에 입술 모양의 작은 구멍이 촘촘히 나 있어요. 이 구멍을 기공이라고 불러요. 주로 잎 뒷면에 몰려 있고, 크기가 아주 작아서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아요.
기공은 원래 공기가 드나드는 문이에요. 식물은 이 문으로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여 양분을 만들어요. 그런데 문을 열면 안쪽의 축축한 수분도 함께 밖으로 새어 나가요.
이렇게 잎에서 물이 수증기가 되어 빠져나가는 일을 증산작용이라고 해요. 빨래가 마르는 것과 닮았지만, 식물은 구멍을 여닫으며 그 양을 스스로 조절한다는 점이 달라요.
햇볕이 강하고 바람이 불고 공기가 건조할수록 물은 더 빨리 빠져나가요. 햇볕은 기공을 열고 잎을 데우고, 바람은 잎 둘레의 축축한 공기를 쓸어 가며, 건조한 공기로는 수증기가 잘 달아나기 때문이에요. 반대로 땅이 메마르면 식물은 기공을 닫아 물을 아껴요. 큰 나무 한 그루가 맑은 날 하루에 내보내는 물은 양동이 여러 개를 채울 만큼이나 돼요.
펌프 없이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힘
나무 꼭대기의 잎에서 물 한 방울이 날아가면 그 자리가 비어요. 그러면 바로 아래에 있던 물이 빈자리를 메우러 딸려 올라와요.
물 분자들은 서로 손을 잡듯 강하게 끌어당겨요. 그래서 한 방울이 움직이면 뒤에 줄지어 선 물기둥 전체가 함께 당겨져요. 뿌리에서 잎까지 이어진 가느다란 물관 속에서 이 줄이 끊기지 않고 유지돼요.
결국 잎이 위에서 빨대를 빠는 셈이에요. 심장 같은 펌프가 없어도 위에서 잡아당기는 힘만으로 물이 수십 미터를 거슬러 올라가요.
물관이 아주 가늘다는 점도 도움이 돼요. 좁은 관에서는 물이 벽을 타고 스스로 조금씩 기어오르려는 성질이 나타나거든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물을 버리기만 하는 게 아니에요
빠져나간 물이 아깝게 버려진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이 흐름은 식물에게 여러 일을 해 줘요.
먼저 뿌리가 흙에서 빨아들인 무기 양분이 물길을 타고 잎까지 실려 와요. 흐르는 물이 배달차 노릇을 하는 셈이에요. 물이 위로 흐르지 않으면 무기 양분도 제자리에 머물러요.
또 물이 수증기로 바뀔 때는 주변의 열을 함께 가져가요. 땀이 마르면서 몸이 시원해지는 것과 닮은 원리예요. 그래서 뙤약볕 아래에서도 잎은 심하게 달아오르지 않고, 숲 안쪽 공기가 바깥보다 시원해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식물은 이 손실을 저울질하며 살아요. 물이 부족해지면 기공을 닫아 수분을 지키는데, 그러면 이산화탄소도 들어오지 못해요. 양분을 만드는 일과 물을 지키는 일 사이의 줄타기를 하는 셈이에요.
흔한 오해
뿌리가 물을 밀어 올려서 나무 꼭대기까지 보낸다.
뿌리가 밀어 올리는 힘도 있지만 크지 않아요. 키 큰 나무에서는 잎에서 물이 증발하며 위에서 끌어당기는 힘이 훨씬 크게 작용해요.
증산작용은 물을 낭비하는 손해일 뿐이다.
물이 오르는 길을 만들어 흙 속 무기 양분을 잎까지 실어 나르고, 물이 수증기로 바뀌며 열을 가져가 잎의 온도를 낮추는 역할도 해요.
일상에서 만나요
한여름에 나무 그늘 아래가 파라솔 아래보다 시원하게 느껴져요.
화분에 비닐봉지를 씌워 두면 잎에서 나온 수분이 봉지 안쪽에 물방울로 맺혀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잎에서 물이 수증기로 빠져나가고, 그 빈자리를 채우려는 힘이 뿌리의 물을 나무 꼭대기까지 끌어올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