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친족선택설

형제를 도우면 나와 겹치는 카드가 함께 살아남는다는, 가족끼리 나눠 가진 카드 묶음 이야기예요.

  • 약 3분
  • 그림 1장
  • 2026-10-12 검증

정의

동물이 자기 새끼 대신 형제나 조카를 돌보는 행동을 설명하는 진화 이론이에요. 가까운 친척은 나와 같은 유전자를 많이 나눠 갖고 있어서, 친척을 살리는 일도 내 유전자를 남기는 일이 돼요. 그래서 스스로 새끼를 낳지 않는 도우미 역할까지 자연선택으로 퍼질 수 있어요.

형제와 나눠 가진 카드 묶음

서랍을 정리하다 보면 형제가 가진 것과 똑같은 카드가 한 장씩 나올 때가 있어요. 부모님이 같은 묶음에서 카드를 나눠 주셨기 때문이에요. 우리 몸을 만드는 설계도인 유전자도 이렇게 나눠 받은 카드와 닮았어요.

사람은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카드를 절반씩 물려받아요. 그래서 형제자매끼리는 평균적으로 카드의 절반쯤이 서로 겹쳐요. 사촌 사이라면 겹치는 몫이 그보다 훨씬 줄어들어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와 같은 카드가 남의 몸속에도 들어 있다는 점이에요.

그러면 내 카드를 세상에 남기는 길이 두 가지가 돼요. 하나는 내가 직접 새끼를 낳아 카드를 넘겨주는 길이에요. 다른 하나는 같은 카드를 가진 형제가 새끼를 남기도록 돕는 길이에요. 카드의 눈으로 보면 두 길이 크게 다르지 않아요.

일벌이 새끼를 낳지 않는 이유

카드를 기준으로 놓으면 손해와 이득을 견줄 수 있어요. 내가 새끼 한 마리를 포기하는 대신 형제 여러 마리를 살릴 수 있다면 어떨까요? 겹치는 몫을 곱한 이득이 내 손해보다 크면, 돕는 행동이 대를 이어 퍼져 나가요.

벌집과 개미집이 바로 그런 곳이에요. 일벌과 일개미는 대개 새끼를 낳지 않고 여왕이 낳은 동생들을 먹이고 지켜요. 이들은 여왕이 낳은 동생들, 곧 카드를 나눠 가진 친척을 키워서 간접적으로 자기 카드를 남겨요. 한때는 자매끼리 카드가 특히 많이 겹쳐서라는 설명이 유명했어요. 하지만 여왕이 여러 수컷과 짝짓기하는 종이 많아서, 지금은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고 봐요.

들판의 땅다람쥐에서도 비슷한 일이 보여요. 족제비나 코요테 같은 땅 위 포식자가 나타나면 큰 소리로 울어 동료에게 알리는데, 소리를 내는 순간 자기 위치가 드러나 위험해져요. 그런데도 가족이 모여 사는 무리에서는 이런 경보음이 잘 나타나고, 근처에 친척이 사는 암컷일수록 더 자주 울어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일개미가 머릿속으로 카드 비율을 계산하는 것은 아니에요.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훨씬 단순해요. 가까이 있는 상대를 돕는 습성이 대를 이어 살아남았고, 그 습성을 만드는 유전자가 다음 세대에 더 많이 남은 것뿐이에요. 카드 계산은 그 결과를 사람이 뒤에서 정리한 방식이에요. 이때 내가 직접 남기는 몫과 친척을 도와 남기는 몫을 합친 것을 포괄적합도라고 해요.

도움이 늘 친척에게만 가는 것도 아니에요. 동물은 냄새나 자란 장소처럼 어림잡는 표시로 가족을 알아보기 때문에, 남남을 가족으로 여기는 일도 생겨요. 뻐꾸기가 남의 둥지에 알을 맡기고 가는 것도 이 빈틈을 파고든 경우예요.

그래서 친족선택설이 모든 도움을 설명하는 열쇠는 아니에요. 서로 주고받는 관계처럼 다른 설명이 필요한 행동도 있어요. 다만 가족 곁에 모여 사는 무리에서 왜 희생처럼 보이는 행동이 흔한지는 이 이론이 잘 풀어 줘요.

흔한 오해

오해

친족선택설은 동물이 무리 전체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다는 뜻이다.

사실

무리 전체가 아니라 유전자를 나눠 가진 가까운 친척과의 관계가 기준이에요. 남남으로 이루어진 집단을 위한 희생은 이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아요.

오해

일개미와 일벌은 여왕의 명령을 따르는 부하라서 새끼를 낳지 않는다.

사실

여왕이 말로 명령하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꿀벌에서는 여왕의 페로몬이 일벌의 번식을 억누르고, 일벌끼리 다른 일벌이 낳은 알을 없애며 서로 단속하기도 해요. 유전자를 나눠 가진 동생을 키우는 것도 자기 유전자를 남기는 방법이 되기 때문에, 이런 체계가 친족선택을 통해 진화했다고 봐요.

일상에서 만나요

  1. 땅다람쥐가 족제비를 보면 큰 소리로 울어 주변에 사는 가족에게 위험을 알려요.

  2. 지난해에 태어난 새가 짝을 짓지 않고 부모 곁에 남아 동생들에게 먹이를 물어다 줘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가까운 친척은 나와 같은 유전자를 나눠 갖고 있어서, 친척을 돕는 일도 내 유전자를 남기는 방법이 된다는 설명이에요.

제작 2024-12-27 갱신 2026-10-12 검증 2026-10-12